[시티타임스=인도/아시아]
홍콩 센트럴미드레벨 아파트촌 모습
중국의 경기 둔화가 홍콩의 고급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홍콩 도심에서 가장 비싼 집들이 불과 몇 년 전보다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주인이 바뀌고 있다. 무너지는 비즈니스 제국의 여파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국 부동산 재벌들은 홍콩 주택 매도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여기에 은행 대출 기관은 고급 주택 소유자가 대출 상환을 놓치면 바로 부동산을 압류하고 있다.
3,8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초호화 주택의 평균 판매 가격은 2022년 중반 이후 4분의 1 이상 하락했다고 세빌스(Savills)의 홍콩 수석 이사 겸 주거용 판매 책임자인 체리 라이(Cherrie Lai)가 말했다. 올해는 매도자들이 인하된 가격을 받아 빠르게 현금화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디플레이션, 수출 둔화, 소비자 신뢰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부진을 보여준다. 중국의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는 특히 고통스러운데,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홍콩의 가장 큰 호화 부동산 거래의 배후에 중국의 대규모 부동산 재벌들이 있기 때문이다.
홍콩 부동산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 있으며, 홍콩 중앙은행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 시장은 훨씬 더 잘 버텼다.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같은 곳에서는 초고가 주택 판매가 급증했고, 미국 시장의 상위 5%에 속하는 고급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치솟았기 때문이다.
반면 홍콩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에서 매입할 수 있는 고급 주택에는 파산한 부동산 회사인 차이나 에버그란데(China Evergrande (HK:3333))와 관련된 3채의 저택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비타트 프로퍼티(Habitat Property)의 설립자인 빅토리아 앨런(Victoria Allan)이 말했다. 현지 언론은 궁극적으로 회사 설립자인 Hui Ka Yan이 소유했다고 보도했다.
블랙스 링크(Black's Link)로 알려진 언덕 도로에 인접한 저택인 세 개의 부동산은 채권자들에 의해 압류됐다. 이 중 한 주택은 2019년에 약 1억 1,500만 달러에 팔렸지만, 지금은 은행들에 의해 약 5,5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나머지 두 부동산은 다음 달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홍콩의 호화 주택 모습
세빌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홍콩에서 가장 많이 팔린 주택 사례 중 하나는 한 현지 사업가가 지난달 자신의 집을 약 1억 700만 달러에 팔았는데, 이는 초기 매도 가격인 1억 6600만 달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ak)에 위치하고 있으며, 홍콩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에 살고 있는 비즈니스 거물과 유명인들이 많은 지역이어서 관심을 받았다.
"중국에는 여전히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이제 다른 집단"이라고 홍콩의 부동산 중개인 빅터 쳉(Victor Cheng)은 말했다. "그들은 고공행진을 하는 부동산 재벌이 아니라 중국이 급속히 성장했을 때 그만큼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사업은 꾸준히 성장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홍콩의 새로운 유형의 고급 주택 구매자는 현금이 풍부하고 빚을 질 가능성이 적은 이런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국 본토 주택 소유주들은 빚을 갚기 위해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종종 시장 가격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팔도록 강요받거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쳉은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마켓플레이스 Spacious.hk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급 주택의 앞날은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이 책정된 주택에 대한 플랫폼의 판매 문의 건수는 지난 12개월 동안 45% 감소했다. 130만 달러 미만 주택과 320만 달러 사이 주택에 대한 문의는 각각 8%와 25% 감소했다.
홍콩 신용평가국에 따르면 개인 주택 가격지수는 2023년 말까지 7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