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호세 지역에 집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 늘고, 백만달러 이상의 초고가 주택이 수십만 달러 넘게 오른 가격에 팔린다. 이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매자들이 최근 모기지 금리가 낮아진 김에 구매를 서두르고 있는데다, AI로 인한 활황에 빅테크 주식이 1년간 랠리를 펼치면서 시장에 자금이 넘쳐난다. 지금 주택을 사는 사람들 중 많은 비중이 최초 주택 구매자다.
또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근무가 끝나며 직원들이 사무실로 복귀하게 되면서 애플이나 알파벳, 엔비디아 (NASDAQ:NVDA) 등 직원들은 본사와 가까운 곳에 거주해야 할 처지다. 덕분에 최근 기술 업계에서의 대량 해고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타격이 줄어들 수 있었다. 이 지역 부동산은 공급이 부족해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입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미국 50대 대도시 중 주택이 가장 빨리 팔리는 곳은 산호세다. 레드핀의 자료에 따르면 새너제이에서는 신규 매물의 61%가 14일 이내에 계약됐다. 심지어 이 지역 부동산은 정가보다 평균 2%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 지역 평균 매각가는 130만 달러(17억3천만원)에 달한다.
이곳의 기술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회사 주식이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우가 많아 초고가 주택도 구입할 수 있다. 데이터 회사 알토스 리서치 설립자 마이클 사이먼슨은 "20만달러의 연봉으로 로스 알토스의 300만 달러 짜리 집을 살 수는 없지만, 주식 자산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술직에서 일하는 카란 시알과 그의 아내는 몇 달간 이 지역에서 집을 찾았지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 한 채를 보러 오거나, 사람들이 판매가보다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번번이 놓쳤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부동산 중개인이 특정 매물이 곧 시장에 나올 거라는 말만 듣고도 즉시 구매 의사를 밝혔다. 결국 이런 ‘얼리버드’ 입찰 끝에 판매자의 요구 가격보다 10만 달러 높은 172만 달러에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들은 아내가 일하는 반도체 회사 주식을 팔아 계약금을 마련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산호세 지역 주택시장은 최근 몇 년 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로나로 인해 구매자들이 몰리며 가격은 2022년 정점을 찍었고,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며 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러나 10월 정점을 찍은 대출 비용이 최근 하락해 구매 열풍을 부채질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둔화되면서 현재 베이 지역을 떠나는 주택 소유자 수가 훨씬 줄었다. 레드핀 자료에 따르면 4분기의 순유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