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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국내에서 디지털치료기기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에임메드(대표 임진환)’가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인 솜즈가 지난 9일 서울대병원에서 만성 불면증 환자를 상대로 처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받은 지 11개월 만에 일선 치료 현장에 처음 적용된 것이다.
서울대병원과 에임메드 측은 “개인 맞춤형 치료와 디지털 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솜즈’는 에임메드가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 등과의 협력해 만성 불면증 환자를 위한 표준치료법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I)을 모바일 앱 형태로 구현한 디지털치료기기이다.
솜즈는 서울대병원에 이어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도 순차적으로 처방될 예정이다. 에임메드에 이어 국내 2호 디지털치료기기인 ‘웰트(대표 강성지)’의 ‘웰트아이’도 조만간 처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50여건의 디지털 치료기기가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을 승인받아놓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관련 개발과 처방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 혹은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위한 목적의 디지털 기기를 의미한다. 환자의 신경이나 뇌를 소프트웨어나 모바일앱, 웹서비스, 가상현실, 게임, 인공지능(AI) 챗봇 등으로 자극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는 전 세계 디지털치료기기 시장규모가 2020년 35억3700만달러(4조6547억원)에서 연평균 20.6% 성장해 2030년 235억6900만 달러(31조168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 스타트업 이모티브(대표 민정상)는 이달 중으로 서울대병원과 한양대병원 등에서 ADHD 디지털치료기기 스타러커스(Star Ruckus)에 대한 확증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모티브의 스타러커스는 ADHD 진단 환자의 증상 개선 및 완화를 위해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게임과 행동 수정을 돕는 코칭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타러커스는 CES 2023 혁신상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약 15만명이 ADHD를 진단받았으며, 전체 ADHD 환자는 약 2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DHD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어 관련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이모티브는 앞서 작년 11월 엠와이소셜컴퍼니과 더웰스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에서 23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받은 상태여서 임상시험과 사업확장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당시 이모티브에 대한 투자를 주도한 박정호 엠와이소셜컴퍼니 부대표도 “ADHD를 조금 더 일찍 발견하고 훈련을 통해 치료하는 과정 전반에서 가족과 사회의 비용을 줄여주는 임팩트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이모코그(대표 이준영)’는 자체 개발한 경도인지장애(치매) 디지털치료기기인 코그테라가 최근 유럽의료기기 CE MDR 마크를 획득함에 따라 관련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E MDR은 유럽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국제 규정이다. 이모코그는 유럽연합의 CE 인증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 코그테라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설립된 이모코그는 서울대의대 교수이자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준영 대표, 중앙대의대 해부학 교수 출신 노유헌 대표, 윤정혜 차의과대학 교수가 공동 창업한 업체로 치매 솔루션을 전문 개발하고 있다.
이모코그는 이번 유럽CE 획득을 계기로 독일 디지털치료기기 급여체계(DiGA)에 진입하기위해 대규모 독일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DiGA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급여체계로 꼽히며, 이모코그는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이 급여체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모코그는 코그테라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독일 지사 설립을 마친 상태다.
이모티브는 2022년 3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으며, 누적투자유치액 16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준영 이모코그 대표는 “그간 독일을 유럽 진출의 전진 기지로 삼아 현지 의료기기 승인과 급여체계 진입을 위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이번 인증을 토대로 현지 임상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