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태영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이하 에코프로머티)가 상장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488%의 수익률로 2023년 연간 IPO 공모수익률 3위(종가 최고가 기준)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새해 들어서도 열기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8일 기준 시가총액은 국내 증시 20위권까지 올랐다.
불과 두 달전 공모에서 일었던 고평가 논란이나 상장 이후 투자경고 종목 지정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상황이다. 펀더멘털상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에 시장은 각종 지수편입 수혜 기대감에서 원인을 찾는 분위기다.
에코프로머티 사옥. 사진=회사
# 공모부진에 공모금액∙몸값 모두 낮춰=에코프로머티리얼즈 (KS:450080)는 지난 11월 17일 코스피시장에 올랐다. 이에 앞서 실시한 공모는 지금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공모는 시장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상반기 증시 상승을 주도하며 파죽지세로 올랐던 2차전지주들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가라앉으면서 공모 분위기를 어둡게 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에코프로머티는 3분기 실적도 적자 전환된 탓에 가뜩이나 부담이 됐던 고평가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때문에 공모부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17대 1에 그쳤고 참여기관도 1141곳에 불과했다. 참여기관 수는 올해 평균(1502곳)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공모가를 밴드하단에 결정했고, 공모주식 수를 당초보다 20% 줄이면서 공모금액과 몸값이 축소됐다. 공모규모는 2023년 IPO기업 중 최고치기록이 유력시됐지만 두산로보틱스에 자리를 내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일반청약에서는 투심이 훨씬 양호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주요 공모지표로 삼는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고 고평가 논란이 계속 있었지만 에코프로그룹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코스피200 이어 MSCI 한국지수도 편입 가능성 커=에코프로머티는 오프닝 게임에서는 속앓이를 했지만 상장 이후 본게임에서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공모가 3만6200원으로 시장에 오른 에코프로머티는 상장일부터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더니 이후 천정부지로 주가가 치솟았다. 종가 고가 기준으로는 이달 8일 21만6000원의 고가를 찍어 공모수익률 497%를 형성했고, 장중 고가로는 지난 5일 24만1000원을 터치했다. 공모수익률이 무려 566% 수준이다.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위권에 위치했다.
에코프로머티의 공모가 기준 상장밸류는 2.5조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무섭게 주가가 오르면서 상장 5거래일만에 시가총액 50위권에 진입하자 지수 편입 기대감이 투심에 더욱 불을 당겼다. 결국 지속적으로 높은 몸값을 유지한 덕분에 12월 중순에 코스피 200, 코스피100, 코스피50, KRX200, KRX기계장비 지수에 편입됐다.
코스피200지수 편입 확정 이후에도 주가는 고공 행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2월 MSCI 한국지수 편입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MSCI 2월 정기변경은 이달 18~31일 중 무작위 날짜의 시가총액으로 결정되는데, 증권가는 편입이 확정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 편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수급요인도 있다. 에코프로머티는 상장 초기 유통물량이 많지 않은 상태다. 기존주주의 경우 2.5%(공모 후)를 제외하면 보유지분 전량이 상장 후 6개월 이상 보호예수를 약속했다. 여기에 11월 6일부터 코스피200 종목 등을 포함해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까지 금지되면서 수급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수 편입은 패시브 자금 유입 등에 대한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다만 지수편입이 예상될 경우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가 편입 이후에는 주가가 꺾이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묻지마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양극재 전구체 생산능력 지속 확장 추진..."4년내 매출 4배 이상 확대 목표"= 에코프로 그룹사인 에코프로머티는 2차전지용 양극재 전구체를 생산하는 회사다. 전구체는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제조의 기초 재료다.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한다. 에코프로머티의 주요제품은 하이니켈 전구체로 작년 상반기 매출액의 90%를 담당했다.
회사는 19년의 연구개발 업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NCM811과 NCM9½ ½ 전구체 개발과 양산에 성공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RMP(원재료 활용)공정부터 CPM(전구체 생산)공정을 통합한 생산체제를 구축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RMP공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원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데,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공정을 기반으로 저순도 니켈 혼합물을 최대 30%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
꾸준한 공정개선을 통해 높은 생산성도 기록 중이다. 2018년 5톤 가량이던 일일 생산량은 현재 라인당 9.1톤까지 성장했다. 회사 측은 이는 라인 당 4톤 수준인 중국 경쟁사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생산성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생산능력 확장도 지속하고 있다. 4년 내에 매출을 4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현재 생산력은 연간 5만톤 수준인데, 2027년까지 21만톤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