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2023년 국내 증시를 주도한 섹터는 누가 뭐라해도 2차전지라 할 수 있다. 연간 수익률 상위권에 2차전지주들이 상당 수 포진해 있는 상태다. 물론 상저하고 현상이 뚜렷하기는 했다. 하지만 중장기 성장 기대감에 대한 여운이 남아 있었던터라 기세가 꺾인 하반기에도 2차전지는 여전히 시장의 관심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IPO시장에서도 2차전지주는 핫한 테마였다. 특히 개미들의 2차전지주에 대한 사랑을 반영하듯 2차전지 공모주들의 청약경쟁률은 2023년 연간 청약경쟁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단기 투자 관점에서는 이 같은 전략은 100% 적중했다. 2023년 2차전지 IPO기업들은 공모주를 받기만 하면 상장일 수익을 주는 선물 꾸러미였다. 공모성적과는 별개로 어김없이 수익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평균수익률은 100%를 웃돌았다.
2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삼기이브이, 제이오, 나노팀, 알멕, 필에너지, 신성에스티, 유진테크놀로지, 메가터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케이엔에스 등의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에 신규입성했다. 이들 기업의 공모주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1012대 1로 집계됐다.
신성에스티가 1891대 1로 가장 높았고 나노팀, 유진테크놀로지, 케이엔에스, 알멕, 필에너지 등이 경쟁률 1000대 1을 넘겼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참패와 큰 공모규모에도 청약경쟁률이 70대 1을 기록해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음을 증명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2차전지가 일부 매출을 차지하거나 2차전지 비즈니스를 성장동력으로 확보한 한주라이트메탈, LS머트리얼즈, DS단석 등의 투심도 양호했다.
2차전지 섹터의 청약경쟁률은 2023년 연간 IPO기업 전체의 평균 경쟁률을 웃도는 수치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2023년 82곳의 기업이 코스닥 및 코스피에 신규 입성했는데, 평균 청약경쟁률은 957대 1 수준을 기록했다.
2차전지 IPO기업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887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전체 IPO 공모주 경쟁률(923대 1) 보다는 낮은 수치다. 다만 수요예측 참여기관 주금 납입능력 확인 조치 시행 이후 수요예측 경쟁률이 크게 떨어졌는데, 2차전지 섹터의 경우 해당 조치 이후 절반가량이 수요예측을 진행한 점을 감안하면 기관 투심도 양호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수요예측 참여 기관 수도 평균 1595곳으로 연간 전체 IPO기업의 참여수 평균(1502곳)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가 확정 결과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밴드상단 이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은 10곳 중 8곳으로 비중이 80%를 차지했다. 특히 증시에서 2차전지주들의 기세가 하반기에 급격히 꺾였는데도 불구하고 하반기 상장한 기업들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제외하고 모두 공모가를 초과 확정했다. 여기에는 상장일 주가 변동폭 확대 시행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섹터는 특히 상장일 수익률 면에서 월등한 성과를 보여줬다. 공모성적이나 시기와 상관없이 모든 IPO기업이 짭짤한 수익률을 안겼다. 평균 공모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110%, 종가 매도시 112%를 기록했다. 삼기이브이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공모에서 참패했고, 올해 7~8월 상장 기업들의 수익이 전반적으로 뒤쳐졌음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섹터는 모두 불기둥을 세웠다.
삼기이브이, 나노팀, 알멕, 필에너지, 케이엔에스는 시초가 수익률 100%를 넘었고 종가수익률은 삼기이브이, 나노팀, 필에너지, 케이엔에스가 100%를 상회했다. 특히 케이엔에스는 사상 최초로 ‘따따블’을 기록해 연말 IPO시장의 산타랠리의 시작점이 됐다. 2차전지 사업을 본격화 한 LS머트리얼즈나 DS단석 등까지 포함하면 수익률은 더욱 치솟는다.
하지만 2024년에도 2차전지주들이 IPO시장에서 동시다발로 선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시장관계자는 “전기차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시장에서 2차전지주 과열에 대한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공모 메리트에 따라 종목별 선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