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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효진 기자] 12월에는 일반청약 경쟁률이 크게 점프했다. 공모주가 대부분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데다 특히 ‘따따블’(상장일에 공모가격의 400%로 주가 상승)이 3곳 나오는 등 상장 초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공모시장에 참여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예탁금이 53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가운데 유동성을 빨아들일 만한 뚜렷한 주도섹터가 증시에 형성되지 않은 점도 새내기주에 몰린 하나의 이유로 분석된다.
2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12월에는 에이텀 (KQ:355690), 와이바이오로직스 (KQ:338840),케이엔에스 (KQ:432470), LS머트리얼즈 (KQ:417200), 블루엠텍 (KQ:439580), DS단석 (KS:017860)이 상장에 성공했다. DS단석은 코스피에 나머지는 코스닥에 올랐다.
이달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1140대 1을 기록했다. 전달 705대 1의 경쟁률에서 크게 뜀박질했다. 3곳은 1000대 1을 넘겼고,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인 기업도 800대 1을 웃돌았다. 통상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수요예측 결과를 중요한 공모지표로 확인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는 수요예측 결과도 크게 개의치 않고 베팅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단적인 예로 이달에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유일하게 밴드하단 아래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에이텀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텀은 기관 참여수도 705곳으로 많지 않았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136대 1에 그쳤음에도 일반청약 경쟁률은 1622대 1까지 치솟았다.
앞서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의 투심이 갈렸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이후 크게 질주한 것도 하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17.2대 1에 그치면서 공모가를 밴드하단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공모규모가 큰데도 일반청약은 70대 1로 기관 경쟁률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한 지 한달여 만에 장중 고가 기준 600%가량 공모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이 같은 상승에는 지수 편입 및 연말 대주주 양도세 완화 기대감 등이 겹친 영향도 있었다.
여기에 케이엔에스를 필두로 잇따라 공모주들이 따따블을 기록하거나 따따블 근처까지 주가가 치솟으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공모주 시장으로 모이고 있는 모습이다. 12월 초 48조원이던 증시 예탁금은 최근 53조원 수준까지 올랐는데, 공모주 청약 열기가 높은 것도 자금 유입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월 상장기업의 월간 총 청약증거금은 37.3조원이 모였다. 월간 공모규모가 전달의 3분의1 미만인 2788억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전달과 동일한 수준의 자금이 유입됐다. DS단석이 15조원을, LS머트리얼즈가 12.8조원을 모았다. 덕분에 2곳은 상대적으로 공모규모가 큰데도 청약경쟁률이 각각 984대 1과 1165대 1을 기록했다.
12월 기관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442대 1에 그쳤다. 연말 '따따블'의 포문을 연 케이엔에스가 965대 1로 가장 높았고, 블루엠텍이 582대 1, LS머트리얼즈가 397대 1, DS단석이 342대 1을 나타냈다. 케이엔에스를 제외하면 경쟁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밴드 상단에 확정한 블루엠텍을 제외하고 LS머트리얼즈, DS단석 모두 밴드를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했다. 수요예측 참여기관 납입능력 확인 의무화 이후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태이기도 하고, 참여 기관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높은 가격으로 응찰한 결과다.
다만 이같은 과열현상의 이면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적정 공모가를 찾는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모주들이 폭등하면서 수익률이 치솟자 기관들이 공모주 물량을 더 확보하고 단기수익을 챙기기 위해 밸류에이션과 관계없이 수요예측 초일에 높은 가격에 주문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달인 11월에는 17곳이 신규상장했다. 유투바이오, 유진테크놀로지, 쏘닉스, 비아이매트릭스, 컨텍, 큐로셀, 메가터치, 에이직랜드, 에스와이스틸텍, 캡스톤파트너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스톰테크, 에코아이, 동인기연, 그린리소스, 한선엔지니어링, 에이에스텍 등이다.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601대 1을 나타냈다. 수요예측 참여기관 주금납입 능력 확인 의무화 이후 IPO기업들이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을 좀처럼 넘기지 못하고 있는데, 11월에는 유투바이오와 에스와이스틸텍이 1000대 1을 넘겼다.
11월 평균 청약경쟁률은 705대 1에 그쳤다. 유진테크놀로지, 에이에스텍, 캡스톤파트너스, 유투바이오, 한선엔지니어링, 에스와이스틸텍이 1000대 1을 넘겼으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아이, 동인기연, 컨텍 등이 평균치를 낮췄다. 경쟁률이 낮았던 기업들은 섹터는 다양했으나 공모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만 상장 첫날 수익률은 엇갈렸다. 동인기연과 컨텍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고전했으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아이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11월 총 청약금은 37.5조원으로 집계됐다. 에이직랜드와 에이에스텍이 5조원 이상을 모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경우 4000억원이 넘는 공모규모에도 3.67조원가량 유입되는데 그쳤다. 수요예측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더 높았던 것은 맞았지만, 흥행에 실패한 수요예측 결과에서 당시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