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엔진HiMSEN의 라이센서로 순정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더스탁=김효진 기자] 내년 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최근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통상적인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상반기 상장도 가능한 일정이다.
예비심사 단계에서는 상장 예정 주식수 4445만주에 공모주식 수 890만주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상장몸값을 4조원 수준까지도 거론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밸류를 목표로 할 경우 예비심사에서 공모비중을 감안하면 공모금액이 8000억원까지 이를 수 있는 대형 IPO가 될 전망이다. 올해 최대어였던 두산로보틱스의 공모규모가 4212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JP모건, UBS가 맡았으며,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공동 주관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 주관사에 외국계 비중이 큰 것은 2대주주인 KKR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투자업계 시각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 최대 주주인 정몽준 회장의 아들인 정기선 부회장의 주도로 출범한 회사다. HD현대 조선 3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전문 AS 사업을 위해 하나로 통합된 것이 모태다.
출범 당시에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사명으로 사업을 영위했지만 지난 11월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해양산업에 필요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 전환으로 해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회사는 설립 초기 선박의 정비, 수리, 개조 등 AS(사후서비스) 사업에 주력해 왔지만, 이후 엔지니어링 기반 친환경 개조, 벙커링, 디지털 솔루션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기존 주력사업인 선박, 엔진, 기자재 등의 유무상 서비스 및 부품 판매 분야의 안정적 기반 아래 친환경·디지털 솔루션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국제해사기구인 IMO의 환경 규제 및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에 따라 기존 디젤 엔진을 메탄올 이중연료 선박으로 개조하는 친환경 선박 교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한 ‘오션와이즈’(OceanWise)를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오션와이즈가 선박의 도착 시간을 정확히 예측해 시간을 절감해주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예측해 친환경에 도움을 주는 첨단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경영성과도 뒷받침되고 있다. 회사는 설립 이후 단 한차례 역성장 없이 매년 매출성장을 이뤄왔다. 2017년 2403억원, 546억원이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5년 뒤인 2022년 각각 1조3338억원, 1420억원으로 증가했다. 노후 선박의 수리 및 친환경 선박개조 수리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지분구조는 단순하다. 최대주주는 HD현대로 6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글로벌 사모펀드 KKR의 SPC인 ‘Global Vessel Solutions, L.P.’가 보유 중이다. KKR은 지난 2021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투자해 2대주주의 자리에 올랐다. 당시 HD현대마린솔루션의 몸값은 1조7000억원가량으로 책정됐다. IPO는 재무적투자자의 엑시트와도 연관이 있는 이벤트인 만큼 공모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벌써 KKR이 공모주식 수의 50%가량의 구주매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IPO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이달 이사회를 재구성했다. 공시에 따르면 사내이사 중 1인이 김정혁 상무로 변경됐으며, 4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합류한 인사는 권정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박찬중 SK디스커버리 고문, 윤현철 예일회계법인 회장, 류석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학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