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현대힘스(대표이사 최지용)가 내년 초 코스닥 상장 대열에 합류한다. 공모규모는 500억원 내외이며, 상장 몸값은 2000억원 안팎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HD현대중공업 계열로 출발했지만 지난 2019년 최대주주가 허큘리스홀딩스로 변경됐다. HD현대그룹에서는 빠졌지만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이 2대주주로 있으며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이어오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현대힘스는 지난 8일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내년 1월 8~12일로 5일동안 진행된다. 이를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면 같은 달 17~18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상장 주관업무는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다.
총 공모주식 수는 상장예정 주식 수의 25% 수준인 870만7000주다. 60%인 522만4000주는 신주로 모집하고, 나머지 40%인 348만3000주는 구주를 매출한다. 구주는 최대주주인 허큘리스홀딩스가 일부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다. 공모 후 허큘리스홀딩스의 지분은 53.75%로 변경될 예정이며, 이 지분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5,000~6,300원이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435~548억원이며, 상장 몸값은 1741억~2194억원이다. 비교기업은 케이에스피, 오리엔탈정공, 세진중공업, 한국카본 4곳을 골랐다. 대규모 유형자산을 기반으로 한 장치산업이라는 조선기자재업의 특성을 감안해 기업가치 평가방법으로는 PBR을 택했다.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한 비교기업의 평균 PBR은 1.69배다. 현대힘스도 동일한 기간을 적용했으며, 여기에 39.84~24.20%의 할인율을 잡아 공모가 밴드를 설정했다.
현대힘스는 HD현대중공업 선박블록 및 배관 제조부문의 자산 일부가 현물 출자돼 지난 2008년 설립된 회사다. 선박블록, 선박 내부재, 의장품 도장 등 조선기자재업을 주력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자회사 원하이테크를 통해 친환경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주요 매출처는 HD현대 그룹 내의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블록단위로 제작해 이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완성되는데,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이 같은 블록을 제작해 조선사에 공급하는 것이 주요 비즈니스다. 블록 제작을 위해서는 기술력 외에도 넓은 부지와 대규모 생산설비, 숙련된 전문인력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현대힘스는 사외 블록전문 생산업체 중에서 국내 최대 생산부지와 대규모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현재 포항공장(6만4000평), 대불공장(9만2000평), 냉천공장(5만7000평), 천북(2만4000평) 등 총 생산부지가 23만7000여평에 달한다.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나 선종에 대응이 가능한 만큼 수주환경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조선기자재 업종은 물류비용이 상당히 높은 특징이 있는데, 현대힘스의 경우 주요 고객사에 효율적으로 납품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 조선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데다 최근 조선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실적도 상승세다. 2021년 1210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지난해 1448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62억원과 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021년 편입한 포항 2공장과 대불 3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진 결과 수익성이 다소 쳐졌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수요증가와 공장 가동 정상화를 바탕으로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1343억원에 영업이익 111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번 공모자금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마중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조선기자재 사업에서는 선박용 독립형 탱크 생산을 준비 중이고, 친환경 사업에서는 산소·질소 발생기 기술 고도화를 통해 친환경 선박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지용 현대힘스 대표이사는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에 의한 고부가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로 조선기자재 단가상승과 친환경 선박용 탱크 수요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주요 사업부문의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고 더 높은 성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