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금융산업의 판세를 흔들며 빠르게 성장하던 글로벌 핀테크 산업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핀테크는 높은 효율성과 편리성에 힘입어 코로나19 시기에도 꾸준하게 성장했지만 지난해부터 경기침체와 고금리에 따른 투자감소, 기존 금융사들의 반격 등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핀테크 침체는 단기적 조정일 뿐 장기적 시장전망은 여전히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핀테크 서비스 시장규모는 2023년 3105억달러에서 연평균 16.9% 성장해 2028년 6769억달러(약 874조원)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불과 5년만에 2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에선 핀테크 관련 투자가 감소했지만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들에겐 여전히 ‘뭉칫돈’ 투자가 몰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기반 핀테크 업체 ‘해빗팩토리(대표 이동익·정윤호)’는 지난 28일 뮤렉스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KB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06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해빗팩토리의 누적투자유치액은 344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설립된 해빗팩토리는 보험 비교·추천 앱 ‘시그널플래너’를 운영하며, AI 기반 상담으로 고객별 맞춤 상품을 안내해주는 업체다. 시그널플래너는 보험분석와 보험청구, 상담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부분을 모두 자동화함으로써 소요 시간을 1분으로 단축했다. 이 때문에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돼 2022년 수수료 매출은 1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이미 74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하반기부터 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강동민 뮤렉스파트너스 부사장은 “전통 보험 판매채널 대비 7배 높은 효율과 압도적인 평점은 핀테크 혁신 사례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며 “빅데이터와 AI로 고도화될 해빗팩토리의 서비스는 미래 디지털 보험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의 운영사 ‘루센트블록(대표 허세영)’도 지난 28일 하나벤처스와 하나증권, 산업은행, 교보증권, ETRI홀딩스,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이로써 루센트블록의 누적투자금은 340억원을 기록했다.
루센트블록의 소유는 고가 상업용 부동산을 소액 증권화해 일반인도 주식처럼 편리하게 사고팔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루센트블록은 지난해 4월 ‘소유’를 첫 출시한 후 같은해 6월 서울 종로구 소재 ‘안국 다운타우너’에 대한 조각투자 공모를 실시했다. 당시 공모는 2시간여만에 ‘토큰증권(ST)’이 모두 완판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향후 계획과 관련 “이번 시리즈 B투자는 소유 서비스의 기술적 혁신과 지속적인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며 “이용자에겐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인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재밌고 안전한 투자 경험을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콴텍(대표 이상근)’이 NH투자증권에서 90억원 규모의 시리즈C 추가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총 283억원의 누적투자유치액을 기록하게 됐다.
콴텍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별화된 AI 알고리즘 기술력과 위험관리 시스템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의 최근 3년간 수익률 상위 10개 알고리즘 중 9개를 차지했으며, 특히 ‘가치투자 주식형 2호(적극투자형)’ 알고리즘은 141.28%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투자를 단행한 NH투자증권은 향후 콴텍의 로보어드바이저 역량을 자사 금융 플랫폼에 탑재해 퇴직연금, 비대면 하이브리드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상근 콴텍 대표는 “콴텍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알고리즘 개발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NH투자증권으로부터 성공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해 안에 시리즈 C 클로징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