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이달 상장 예정인 에코아이가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했으나 경쟁률이 높지 않았던 데다 공모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아이의 공모규모는 721억원에 달한다.
1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에코아이는 지난 10일과 13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 결과 청약경쟁률이 19.7대 1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 배정물량 51만9750주에 대해 1023만5420주의 청약이 접수됐으며, 청약증거금은 1776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아이는 지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양호한 응찰 결과를 토대로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3만4700원에 확정한 바 있다. 지난 1~7일 수요예측에서는 가격 미제시 포함 전체 신청수량의 97.4%가 상단 이상의 가격이 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참여기관 수가 852곳으로 많지 않았고, 경쟁률도 75.14대 1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 중대형 IPO 공모에 나선 기업들이 청약에서 대체로 좋은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각각 1938억원과 805억원의 공모를 진행한 파두와 넥스틸은 고평가 논란과 실적 피크아웃 우려로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고, 이번 에코아이도 분위기가 경색됐다. 다만 두산로보틱스는 524대 1을 기록했는데, 4212억원에 이르는 공모규모를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증시에서 로봇주에 대한 투심이 활발했던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에코아이는 청약을 진행할 당시 증시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공매도 금지로 반짝 상승했던 증시가 다시 휘청이면서 청약이 접수된 10일과 13일 코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 대비 1.69%와 1.89% 하락 마감됐다.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온실가스 감축사업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아 기업, 기관 등과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해외사업은 2017년 미얀마 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최초로 진출했으며, 지금까지 15개 개발도상국에서 18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전지구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난 3년간 에코아이의 실적도 고속 성장했다. 2020년 96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601억원으로 뛰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 또한 4억 원에서 200억원으로 퀀텀 점프했다.
상장을 통해 모집된 공모자금은 온실가스 감축사업 투자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 기존사업을 확장하고 신규 온실가스 감축 사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수복 에코아이 대표이사는 “IPO를 계기로 에코아이의 사업과 비전에 신뢰를 보내주신 투자자분들께 감사한다”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시장 구조상 탄소배출권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세계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리드하고 탄소감축으로 미래 세대의 안녕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에코아이는 오는 15일 납입을 거쳐 이달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당초 22일 상장할 예정이었는데, 하루 앞당겨지면서 코스피에 상장하는 동인기연과 동반 증시에 오르게 됐다. 이같은 일정 변경은 거래소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사유로 지난 9일에는 메가터치, 비아이매트릭스, 컨텍, 큐로셀 무려 4곳이 동시에 코스닥에 상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