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개척자인 에코아이가 공모가를 3만4700원으로 결정하면서 721억원의 딜에 성공했다. 몸값은 3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공모규모는 올해 IPO 공모기업 중 7번째에 해당할 만큼 높은 금액이다. 경쟁률은 높지 않았으나 수요예측에서 대부분의 주문이 밴드 상단 이상으로 몰린 까닭에 공모가를 밴드 상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주관을 맡은 KB증권 관계자는 “에코아이는 지난 3년간 큰 폭의 실적성장을 이뤘는데 2020년 대비 2022년 매출실적 6배를 달성한 모습과 탄소배출권을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거래하며 가격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9일 KB증권에 따르면 에코아이는 지난 1~7일 기관투자자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3만4700원으로 확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규모는 721억원이며, 상장 시총은 3430억원이다.
수요예측에는 852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75.14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참여기관 수는 많지 않았고, 경쟁률은 올해 700억원 이상의 공모규모를 기록한 IPO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수요예측 분포도를 살펴보면, 참여 기관들의 주문은 대부분 희망밴드(2만8500~3만4700원) 상단 이상에 쏠렸다. 신청수량 기준으로는 97.39%(가격 미제시 포함시 98.46%)가 3만4700원 이상을 써냈다. 이 중 4만원 이상을 신청한 물량이 60%가량을 차지했다. 참여건수 기준으로는 80.52%(가격 미제시 포함시 82.16%)가 밴드 상단 이상에 응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무보유 확약 신청비율은 신청 수량의 4%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
에코아이의 공모금액은 올해 상장을 완료했거나 상장을 앞둔 IPO 기업 중 7번째로 높은 순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앞서 4212억원의 공모에 성공했으며, 코스피 상장을 앞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달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규모를 4192억원으로 확정했다. 이밖에 파두(1938억원), 필에너지(956억원), 기가비스(954억원), 넥스틸(805억원) 등이 800억원 이상의 공모를 진행했다.
에코아이의 청약은 오는 10일과 13일 양일에 거쳐 KB증권에서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이달 21일이다.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탄소배출권 사업을 하는 종합 환경 전문기업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개발하고 실행해 탄소배출권을 발급받은 후 국내외 기업 및 기관과 거래해 수익을 창출한다.
주로 투자사와 선도거래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현지 협력사와 손잡고 쿡스토브 교체, 맹그로브 조림 등 각종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진행한 후 성과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사업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섹터의 유수 기업들로부터 총 13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14개국서 17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성공률은 100%에 달한다. 이번 IPO 이후에는 공모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자기자본 투자 확대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오랜 기간 온실가스 감축사업에서 노하우를 갖춘 에코아이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분석으로 70~400%에 이르는 투자수익을 얻는 사업을 선점하고 있다. 에코아이는 향후 기업 대상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 상승 △탄소배출권 이월제한 조치 완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적용 확대 등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601억원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533억원에 영업이익 198억원을 올렸다.
이수복 에코아이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ESG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금, 우리의 사업은 이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단계“라며 “적극적인 사업 확대로 꾸준히 성장하며 탄소배출권 시장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