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 김동진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챗GPT는 NVIDIA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이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개발될 수 있었다.
기존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는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직렬처리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NVIDIA의 GPU는 동시 병렬처리 방식이어서 대규모 데이터도 빠르게 연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 AI반도체 시장을 GPU가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연산 처리 과정에서 수만대의 GPU가 필요한데,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전력 소비도 막대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과 응용이 확산할 수록 GPU의 고비용·고전력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차세대 AI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선 FPGA(프로그램이 가능한 반도체)나 ASIC(특정한 전자·정보통신 제품에 사용할 목적으로 설계된 비메모리 반도체) 등이 GPU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개발경쟁이 치열한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IT 산업 전반에 AI가 적용되면서, 반도체 산업도 AI를 중심으로 크게 재편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은 2022년부터 연평균 17.3% 성장해 오는 2030년 1170억달러(약 154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알음이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 K-스타트업 3選’ 보고서에 따르면 사피온과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의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NVDIA를 뛰어넘을 차세대 AI반도체 개발 유망업체로 꼽혔다.
‘사피온(대표 류수정)’은 2016년 SKT 내부 R&D 조직으로 출발해 2022년 분사된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이 회사는 조만간 시드 투자 라운드가 종료되는데,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피온은 데이터센터용 NPU(신경망처리장치) 설계역량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SK라는 캡티브 마켓을 통해 고객사 네트워크 확대 및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대한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사피온은 특히 국내 최초로 Inference용 데이터센터향 반도체 X220을 개발해 2022년 NHN 데이터 센터 인프라를 구축한 바 있다. 사피온은 올 하반기 X220보다 4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X330을 선보일 계획이다.
‘리벨리온(대표 박성현)’은 2020년 설립된 AI반도체 팹리스 업체다. 이 회사의 주요제품인 ‘ION’은 마이크로 초 단위 속도가 중요한 HFT(High Frequency Trading)에서 NVIDIA GPU보다 10배 이상 빠른 연산속도를 제공한다.
이같은 기술력를 인정받아 현재 JP모건을 비롯한 월스트리트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또한 설립 2년도 되지않아 약 1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현재 기업가치도 3500억원에 달한다. 리벨리온은 올 2월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ATOM’을 출시, KT클라우드에 올해 내 납품할 예정이다.
‘퓨리오사AI(대표 백준호)’는 2017년 설립된 AI 반도체 팹리스 업체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 6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올해 시리즈C 단계에서 1000억원 중반의 추가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퓨리오사AI의 핵심 역량은 데이터센터 및 엔터프라이즈 서버의 Inference 연산성능을 극대화하는 NPU 설계역량이다. 퓨리오사AI가 2021년 개발한 AI반도체 ‘워보이’는 NVIDIA의 A2 GPU에 비해 컴퓨터비전 성능 1.8배, 전력 효율은 1.5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주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퓨리오사AI는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 사업을 진행중이며, 정부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 회사의 반도체 ‘워보이’를 사용할 계획”이라며 “현재 워보이 대비 성능이 8배 개선된 신제품도 올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