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IC 설계 팹리스인 하이딥(HiDeep, 대표이사 고범규)이 스팩합병을 통해 5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합병안은 주주총회를 통과한 상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딥은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NH스팩18호와의 합병이 승인됐다. 합병 기일은 다음달 26일이며, 합병신주는 5월 12일 코스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하이딥과 NH스팩18호의 합병가액은 각각 11만4,353원과 2000원이다. 합병비율은 약 1대 57.1765. 현재 NH스팩18호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 VC(벤처캐피탈)인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1.7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하이딥의 최대주주는 33.09%의 지분을 가진 고범규 대표이사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고범규 대표이사로 변경된다.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보유지분은 50.12%가 된다.
2010년 설립된 하이딥은 모바일기기 터치 솔루션 관련 팹리스 전문기업이다. 팹리스 업체이기 때문에 반도체 설계를 제외한 생산은 파운드리 업체나 패키지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주요 전방시장으로는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와치 분야를 두고 있다.
하이딥은 모바일기기 디스플레이에 터치와 스타일러스를 접촉해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IC, 센서, 스타일러스 펜 그리고 알고리즘 관련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했다. 모바일기기 인풋 솔루션에 있어 IC부터 센서, 알고리즘과 펜 제조까지 수직적 통합을 이룬 종합 솔루션 팹리스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더욱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이딥의 기술은 이른바 ‘3無’로 요약되는 No Protocol(다양한 인터페이스에 호환 가능), No Battery(배터리가 없어 슬림하며 충전이 불필요), No Stylus Sensor(스타일러스용 별도 센서 불필요)의 강점을 가졌다.
특히 최근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가 점점 더 대형화되고, 얇고 구부러지는 등 폼팩터가 다양화되면서 하이딥의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온셀 플렉시블 OLED (On-Cell Flexible OLED)’의 적용 비중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온셀은 별도의 필름 없이 OLED 디스플레이의 봉지층 위에 Touch센서를 증착해 만드는 내장형 Touch센서 방식을 말한다. 삼성과 애플 (NASDAQ:AAPL) 등 글로벌 기업들의 플래그십 모델에도 동일 종류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어 있다.
하지만 얇고 접히도록 제작하는 방식에 기존의 솔루션을 적용할 경우 여러 노이즈와 오작동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제조사별로 스타일러스 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상호 호환이 어렵고, 원가가 비싼 추가 센서 및 IC칩을 필요로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트렌드 변화 속에서 하이딥은 ‘3無 방식’으로 궁극적인 터치와 스타일러스 솔루션을 개발,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방식이 갖고 있던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 같은 방식이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딥은 확고한 포지션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다양한 VC들로부터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왔으며, 국내 및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들과도 성공적인 양산 경험을 가졌다. 현재는 글로벌 대기업들과 차기제품 양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딥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제품 양산화에 성공한 후 지난해 주요 고객사의 신규 스마트워치 IC칩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다년간의 제품개발이 있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수익성은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다.
현재 스마트워치용 IC 칩을 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스타일러스용 IC 칩 공급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하이딥이 향후 폭발적 매출성장을 자신하는 이유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2024년 기준 약 8억대의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으로 예측되는 OLED 디스플레이, 특히 프리미엄 모델들에 사용되고 있는 온셀 플레서블 OLED디스플레이에 적용가능한 T터치 솔루션과 스타일러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용 터치 기술과 스타일러스 기술에 대한 다년간의 기술 검증을 올해로 마무리하고, 2023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