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IPO시장은 올해 상반기 역대급 호황이 펼쳐졌다. 일반기업 29개 종목이 상장에 성공한 가운데 모든 기업이 공모가를 밴드상단 이상으로 결정했고, 그 중 2곳을 제외하고 27곳은 밴드를 초과해 확정했다.
하지만 호황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상장 초기 반짝 상승 이후 수급이 지속적으로 받쳐주지 못하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는 현상이 이어지는 상태다. 상반기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는 5일 종가 기준으로 3곳 중 2곳 꼴로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29곳이 증시에 신규로 입성했다.
1분기에는 우진엔텍,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 이닉스, 스튜디오삼익, 케이웨더, 코셈, 이에이트, 에이피알,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삼현, 엔젤로보틱스 등 14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2분기에는 아이엠비디엑스, 제일엠앤에스,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 아이씨티케이, 노브랜드, 그리드위즈,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한중엔시에스, 에스오에스랩, 하이젠알앤엠, 에이치브이엠 등 15곳이 신규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공모 성적은 물론이고 상장 당일에도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시초가 수익률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아이씨티케이를 제외하면 상장일에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상장 당일 시초가 및 종가수익률이 평균 100% 안팎을 기록했을 정도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효자 노릇을 했다.
하지만 상장 이후에도 공모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기업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5일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사수하고 있는 기업은 우진엔텍, 현대힘스, 에이피알, 엔젤로보틱스, 디앤디파마텍, 노브랜드, 그리드위즈, 라메디텍, 한중엔시에스, 하이젠알앤엠 등 10곳으로 파악된다. 이는 상반기 상장기업의 34.5%에 해당한다. 3곳 중 1곳 정도가 공모가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기준을 상장일 시초가로 두면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상장 첫날 시초가보다 현재 주가가 높게 형성된 곳은 우진엔텍 한 곳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대부분의 IPO기업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모양새다. 27곳이 밴드를 초과해 확정한 가운데 22곳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 대비 20% 이상 높게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 신규 상장기업의 75.9%에 달하는 수치로 기관이 공모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묻지마 베팅에 나선 탓이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5월 공모가 산정 관련 내부기준 마련 의무화 등 ‘IPO 주관업무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과도한 공모가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주관사별로 주요 평가 요소(추정치·비교기업 등) 적용 기준 등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이는 4분기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