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촉진하는 로드맵이 나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중견기업 수가 2024년까지 6000개, 수출액은 1200억달러(약 145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계부처 합동 ‘제2차 중견기업 성장 촉진 기본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은 중견기업법에 근거한 5년 단위 계획이다. 정부는 3대 추진 전략으로 △산업·지역·신시장 진출의 선도 역할 강화 △지속성장을 위한 맞춤형 지원 확대 △법·제도 등 성장 인프라 확충을 제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매출 3000억원 미만 초기 중견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유형의 중견기업을 아우른 것이 특징이다. 초기 후보 중견기업은 성장통을 극복하고, 이후 중견기업은 도약 기반을 마련하도록 뒷받침해 ‘성장 사다리’를 튼튼하게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견기업이 산업 경쟁력과 지역 경제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6대 분야(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전자전기·기계금속·기초화학)를 중심으로 50개 이상 유망 중견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한다. 소재·부품·장비분야 경쟁력위원회를 통해 연구개발(R&D) 및 세제 등을 종합 지원한다.
혁신 잠재력이 큰 중견기업은 전용 R&D 지원을 통해 성장을 유도한다. 산업지능화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지원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성공 사례도 만들기로 했다. 포괄적인 금융지원책도 내놨다. 대출한도 상향, 금리 인하를 비롯해 중견기업에 대한 맞춤형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신사업 진출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중견성장펀드’는 2024년까지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정부는 현행 법령을 전수조사해 ‘성장 걸림돌 개선 로드맵’을 연내 수립할 방침이다. 정부 지원 혜택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덩치를 키우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2024년 7월 일몰 예정인 중견기업법은 상시법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중견기업 수를 2018년(4635개) 대비 29.4% 늘어난 6000개, 수출액(982억달러)은 22.2% 증가한 12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혁신 역량과 잠재력을 가진 중견기업을 통해 경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중견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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