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8월24일 (로이터) - 중국 정부가 규모가 6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P2P(peer-to-peer) 대출 부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의 P2P 산업은 규제가 느슨한 틈을 타 최근 각종 스캔들과 사기 사건들로 얼룩져 왔다.
중국의 온라인 금융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는 데 반해 이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 금융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위기감에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은 온라인 금융 규제 강화 계획을 통과시켰다.
이번 발표는 이에 따른 후속 조치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 공안부, 사이버관리국, 공업신식화부가 발표한 공동 문건에 따르면, P2P 플랫폼을 통한 일반예금 개설, 자산 풀 조성, 대출기관에 대한 담보 제공 등이 금지된다.
CBRC는 일부 P2P 업체들이 폰지형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통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P2P 업체들은 앞으로 13가지 행위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P2P 업체들은 자산관리상품을 판매하거나 자산담보부증권을 발행하지 못하게 되며, 투자 펀드를 위해 제3의 은행을 수탁자로 내세워야 한다.
또한 P2P 업체들은 투자 수익과 원금 보장을 내세워서는 안 되며 더욱 엄격한 공시 의무를 지게 된다.
영세 기업들 및 개인들을 소매 투자자들과 연결시켜 주는 중국의 온라인 P2P 플랫폼은 지난 1년 간 느슨한 규제 하에 급격히 성장해 왔다.
CBRC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P2P 산업은 4000억위안(미화 600억달러) 이상의 자본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3600개 이상에 달하는 P2P 플랫폼 가운데 1000개 이상이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고 CBRC는 전했다.
당초 중국 정부는 P2P 대출을 금융 혁신으로 평가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운 개인이나 영세 기업들이 자금을 얻을 수 있는 통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P2P 산업에 대해 자유방임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급격히 성장한 P2P 산업에서는 대규모 사기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두 자릿수 수익을 기대하며 평생 모은 예금을 P2P 대출에 투자해 전 재산을 잃은 소매 투자자들이 속출하자 중국의 금융 안정성 뿐 아니라 사회적 안정성도 위협받게 됐다.
한 때 중국 최대 P2P 대출 플랫폼이었던 이주바오(Ezubao)는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90만명 이상의 소매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위안(미화 75억달러)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전형적인 폰지형 사기다.
이주바오의 임원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이렇게 모은 투자금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투자금을 잃은 소매 투자자들은 아직도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정부의 규제 및 관리 소홀을 비난하고 있다.
(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