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과 내년 두 차례 긴축을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기대보다는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평가다. 외환·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20일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얘기해주길 기대했는데, 점진적 금리 인상을 얘기하면서 금리 인상 종료나 속도 조절을 기대했던 거 에 비해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 인상이 조심스럽다는 얘기가 나오길 기대했으나 아직까지 그 시그널은 나오지 않았다"며 "경기나 금융시장 여건 자체가 금리인상에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통화정책도 등 떠밀려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가 유지된 점, 잠재수준보다 높은 성장, 물가 하락에도 완화적인 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점,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세 차례 금리인상 위원 수 등을 고려하면 12월 FOMC 결과는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이 덜 매파적으로 해석하면서 달러는 지지받을 것"이라며 "최근에 빠졌던 부분 되돌리면서 1130원 부근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연준이 점도표를 하향했으나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모습이 부족해 보여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도라는 평가다.
한편 이번 FOMC를 완화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연준도 시장 상황을 인정했고 그래서 속도를 늦춘게 아니냐고 보기 때문에 완화적으로 평가한다"며 "시장 가격은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 있어 이미 반영하고 있다. 1월 FOMC를 봐야할거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리 인상을 천천히 하는 건 달러 약세 요인이긴 한데, 미국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서 그게 달러 약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OMC 결과 발표 이후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하락했다. 연준이 미국 정책금리를 25bp 올렸지만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이 지난 9월 3회에서 2회로 낮아졌고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2.3%로 하향 조정되면서 금리 하락으로 반영됐다.
오창섭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덜 비둘기적이였는데도 채권시장이 금리 하락으로 반영했다는 건 그쪽(금리 하락)으로 따라갈거다라고 보고있는거 같다"며 "금융시장이나 경기 여건을 봤을 때 내년 미국 금리 인상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내년 상반기가 중요할거 같다"며 "경기 여건이 지금보다 계속 안좋아지면 금리 인상이 조기종료 될 수 밖에 없다. 내년에 최대 2번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전일 미 국채 금리 하락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재 금리 레벨이 기준금리(1.75%)와 근접해 레벨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오창섭 연구원은 "여건은 금리 하락이 맞는데 결국 벨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채권금리 하락이 제약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에 시장이 그렇게까지 달리는건 무리기 때문에 금리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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