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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정책 디테일 잘 설계해 올해는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냈으면 …"

입력: 2019- 01- 04- 오전 02:49
박용만 "정책 디테일 잘 설계해 올해는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냈으면 …"

주요 기업인과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새해 각오를 다지는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3일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석하지 않았다. 10대 그룹 중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외한 대부분 총수가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경제인들은 한목소리로 경기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본지 2018년 12월24일자 A2면 참조 정·관·재계 인사들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축하공연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앞줄 오른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낙연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10대 그룹 총수 중 최태원 회장만 참석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경제계 및 정·관계, 노동계 인사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계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수차례 건배사와 인사말이 오갔지만 행사 분위기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지난해 초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데 이어 이번 행사에도 불참했기 때문이다.

1962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시작된 뒤 57년 동안 현직 대통령이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사례는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아웅산 테러 직후 전두환 대통령(1984년), 연말에 4대 그룹 총수 간담회를 열어 따로 신년 인사회를 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2007년), 탄핵소추안 의결로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였던 박근혜 대통령(2017년) 등 세 차례뿐이다. 대통령이 임기 첫 신년 인사회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대통령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요 그룹 총수도 대거 불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일찌감치 불참 통보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상당수 그룹의 전문경영인이 총수를 대신해 행사장을 메웠다.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최태원 회장만 참석했다. 행사장에 온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인들이 총출동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 행사인데 대통령이 또 오지 않아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자리를 채웠다. 경제계에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정치인들도 왔다.

○경기 둔화 우려 쏟아낸 기업인들

이날 참석한 경제계 인사들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잇달아 쏟아냈다. 박용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고, 우리 경제의 하향세를 되돌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오랜 기간 단기 이슈나 이해 관계라는 허들에 막혀 변화의 동력을 잃은 건 아닌지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의 ‘디테일’을 잘 설계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경식 회장은 “올해 경제가 좀 어려울 것 같다”며 “투자는 물론 경제성장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구자열 회장도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태원 SK 회장에게 경제 활력을 위해 뛸 수 있도록 지원해주겠다고 했다”며 “최 회장도 이에 화답했다”고 전했다.

기업인들은 경제 및 산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 올해 안으로 열리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공영운 사장은 ‘광주형 일자리’ 무산 위기를 두고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대표가 기업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쏟아내자 박수를 받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낙연 총리는 경제인들에게 “지난해보다 더 자주 경제인 여러분을 모시고 산업 현장의 말씀을 더 가까이에서 듣겠다”고 했다. 그는 “정책의 방향을 견지하되 정책의 이행은 실용주의적으로 유연하게 접근해 성과를 내고 수용성을 높이겠다”며 “노동시간 단축의 보완과 최저임금 인상의 안착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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