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훈련 모의시스템업체 세이프인의 박종민 대표는 2014년 세월호 사고를 접하고 고민을 시작했다. “안전사고를 막아 사회에 기여할 방법이 없을까.” 그해 11월 세이프인을 설립했다. 화재 지진 등 각종 재난 안전 체험 시스템을 개발, 체험관을 운영하고 안전교육도 한다. 박 대표는 화재 진압 훈련을 할 때 소화기 손잡이를 쥐면 소화액이 나오는 교육훈련용 소화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최소 6000만원의 개발비가 든다고 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었다. 수소문 끝에 경기테크노파크를 찾았다. 경기테크노파크의 기술닥터사업을 통해 전문가와 중소기업을 소개받아 교육훈련용 소화기를 제작했다. 박 대표는 “아이디어는 있는데 기술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기술은 있는데 생산설비가 없는 중소기업이 기술닥터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지원으로 애로 해결
전국 17개 시·도에 있는 18개 테크노파크가 맞춤형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각기 다른 애로사항을 파악해 지원하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경기테크노파크는 맞춤형 지원 사업으로 기술닥터와 지식재산사업을 하고 있다. 기술닥터사업은 산·학·연의 인력, 장비, 기술 등 연구자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돕는다. 지식재산사업은 특허 디자인 브랜드 등 지식재산권 창출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레포츠용품업체 지티에스글로벌은 지식재산권사업 지원을 받아 수출기업으로 거듭났다. 중국 등 약 20개국에 수출을 추진 중이다. 경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기업 애로를 찾아 지난해에만 지구 4.8바퀴 거리인 19만1152㎞를 달렸다”고 말했다.
인천테크노파크는 올해 31개사의 애로 사항을 발굴, 지원했다. 지원받은 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13.4%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인천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소형가전업체 미로가 있다. 인하대 창업보육센터 입주 기업으로 출발한 미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테크노파크의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매출 2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미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깨끗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세척할 수 있는 가습기를 개발했다. 초기 기술은 확보했지만 디자인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 인천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았다. 미로 가습기는 예쁜 가습기로 입소문이 나 작년 네이버 가습기 판매 1위에 올랐다. 올해 독일 if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문가 연계 … 단계별 컨설팅
충남테크노파크는 기술거래촉진네트워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요구하는 애로 사항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애로의 원인을 분석, 문제 해결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처리업체 워터핀은 기술력은 갖췄지만 적당한 시장과 고객을 찾지 못해 고전했다. 충남테크노파크의 컨설팅을 받아 보유하고 있던 기술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 2008년 5000만원이던 매출이 올해 40억원으로 늘었다.
울산테크노파크도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기술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 기술 부문 5명, 경영 부문 6명의 전문가가 올해 98건의 애로를 발굴, 해결했다. 자동차와 조선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에 맞춰 북구 매국산업단지를 금형 중심 뿌리산업특화단지로 지정, 금형산업협동조합을 신설하는 등 금형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도 연간 11~12곳의 예비 강소기업을 선정, 성장 로드맵을 수립해 단계별로 지원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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