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당기준일(26일)이 2거래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투자자가 배당주 투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배당기준일이 지난 다음엔 배당락에 따른 주가 조정이 나타나지만 실적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금을 크게 늘린 종목은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기 때문에 이런 종목을 골라 투자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배당락 여파 미리 점검해야”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주가 올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배당기준일은 26일이다. 다음날인 27일은 배당기준일 경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배당락일이 된다.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배당락일 전날인 26일까지 주식을 사둬야 실제 현금배당이 이뤄지는 내년 4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통상 배당락일에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의 주가 하락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상장법인이 현금이나 주식을 주주에 배당하면 보유 현금 등 자산이 줄어들면서 기업가치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배당을 노리고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대거 매도에 나서는 것도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듬해 실적 전망이 좋거나 전년 대비 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난 종목은 배당락에 따른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태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을 앞두고 자신이 보유한 배당주가 배당락일 이후에도 현 주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실적 부진으로 고배당을 지속할 수 없거나 주가 부양을 위해 억지로 배당금을 늘린 종목은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지난 19일 종가 기준)이 3% 이상인 고배당주 중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KPX케미칼, 이수화학, 금호산업, 에쓰오일, 현대자동차 등을 꼽았다. KPX케미칼은 원재료인 산화프로필렌(PO) 가격 하락 및 공급처 다변화에 따라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83.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금호산업은 인천국제공항 4단계와 김해 신공항 등 대형 공항공사 수주가 이어지면서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이 41.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 확 늘어날 쌍용양회 등 주목
작년보다 배당이 크게 늘어날 종목도 배당락을 앞두고 관심을 끈다. 에프앤가이드는 고배당주 중 작년보다 주당배당금(DPS)이 20% 이상 늘어날 종목(내년 영업이익 감소 예상 종목은 제외)으로 무림P&P, 쌍용양회, BNK금융지주, 한국자산신탁, 한라홀딩스 등을 꼽았다. 무림P&P의 올해 예상 DPS는 전년 대비 150원(111.1%) 늘어난 317원에 이른다. 이 종목은 제지업계 호황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51.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쌍용양회와 BNK금융지주도 올해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작년보다 DPS가 각각 65.6%, 4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당수익률이 3%를 넘는 고배당주 중 내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삼성생명, 휴켐스, 삼성전자, 삼성증권, 대한유화 등이다. 아주캐피탈, HDC, 세아베스틸, 미래에셋대우, 에스에프에이 등은 올해 배당수익률이 3%를 넘긴 하지만 작년 대비로는 DPS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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