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24일 (로이터) -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생산이 7월에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통계 자료에서 나타났으며 8월에 사상 최대치를 다시 한번 경신할 것이라고 업계 소식통들이 전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두고 다음 달 알제리에서 열릴 산유국 장관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생산 능력을 급격하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다른 산유국들에게 생산 동결에 합의하지 않으면 원유 생산을 계속 늘려 모든 산유국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과거에 생산과 관련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원유 생산량을 급증시켰을 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생산, 소비와 수출 데이터는 좀더 미묘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생산을 늘려 생산 동결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 계절적 요인
여름철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늘어나는 자국 발전소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증가하곤 한다.
지난 10년 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7월 원유 생산량은 1월 원유 생산량보다 평균 40만 배럴(bpd) 정도 많았다.
하지만 7월 원유 생산량과 1월 원유 생산량의 격차는 변동이 심해, 7월 원유 생산량이 1월보다 32만 5,000bpd 적은 때도 있었고 100만bpd 많을 때도 있었다.
국제공동석유데이터(JODI)에 따르면 대체로 7월 원유 생산량은 1월보다 15만bpd~65만bpd 늘어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 원유 생산량은 1월에 비해 44만bpd가 늘어났으며 이러한 증가폭은 평균적인 수준이다.
아라비아 반도와 이에 인접한 중동 지역의 기온은 7월과 8월초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에 에어컨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는 원유와 디젤 및 중유 등 정제유의 소비 증가에 기여했을 것이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는 가스를 연료로 쓰는 발전 설비를 늘리는등 전력 조달을 위해 직접적으로 원유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 장관은 이번 달 "여름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유 생산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철에는 냉방을 위해 전력 사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여름의 원유 생산 증가폭은 작년 여름에 비하면 작다"고 언급했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6월 직접적인 원유 소비는 70만bpd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 89만 4,000bpd를 기록했던 작년 6월과 82만 7,000bpd를 기록했던 2014년 6월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폭염이 계속됐던 올해 7월과 8월의 직접적인 원유 소비량은 9월과 10월이 돼서야 나올 것이다.
◆ 원유 수출 및 재고
"고객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라고 에너지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사우디 원유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고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6월 원유 수출은 745만6,000bpd이며, 이는 1월에 비해서 38만bpd에 가까이 줄어든 것이지만 전년동월비로는 9만1,000bpd 늘어난 것이다.
7월 원유 생산량 증가(와 8월 생산량 증가)는 원유 소비와 수출량이 생산량을 앞선 상태에서 필수적인 것이었다.
2015년 11월~2016년 5월 동안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재고는 매달 감소세를 보여왔으며 해당 기간 동안 총 4,000만 배럴 넘게 감소했다.
원유 재고가 고객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탱크 집합 지역으로부터 미국, 카리브해 지역, 싱가포르, 중국, 한국, 일본 등지의 저장 시설로 옮겨진 탓에 원유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의 원유 재고가 정말로 감소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에너지 장관은 지난 11일 보도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점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달 원유 재고가 소폭 감소했으며 이는 매년 이맘 때쯤 예측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밸런싱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우리는 세계 전역에서 재고 감소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 본 칼럼은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원문기사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