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17일 (로이터) - 애플 AAPL.O 은 버크셔해서웨이 BRKa.N 의 가치 중심 투자에서 멀리 떨어진 주식이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이끄는 복합기업은 아이폰 제조사에 대한 11억달러 규모의 지분을 최근 매입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버핏은 기술주에 대한 반감을 해소한 것처럼 보인다. IBM IBM.N 에 대한 파행적인 투자가 이같은 방향 선회를 더욱 강화시켜준다.
그동안 버핏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에서 거래되는 양질의 브랜드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즐겨왔다. 이같은 측면에서는 애플은 꼭 들어맞는 기업이다. 애플은 무수한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들었고, 현금 재고는 1500억달러 쌓여있다. 애플의 주식은 또 9월16일까지의 순익 추산치 대비 8배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의 투자 철학은 다른 투자자들이 발을 뺄 때 저가 매수세를 노리는 데 그 뿌리가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기술업종의 거인이 13년래 첫 매출 감소를 보고할 때 쯤 지분 매입에 나섰다. 아이폰 판매 감소는 일시적일 수 있고, 애플의 주가는 저조한 실적을 메울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다.
기술주의 거품이 부풀어있던 지난 1999년에 버핏이 강조한 대로 중요한 것은 "(투자 대상) 기업의 경쟁력 측면의 이점이며 무엇보다도 이같은 이점의 내구력"이다 .
기술 기업들은 청량음료 제조사나 은행들의 주식만큼 가치가 오래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또 덩치가 작은 기술업종 내 신흥 기업들은 때로는 깊게 뿌리 박힌 업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IBM에 대한 버크셔의 투자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버핏은 지난 2011년에 주당 167달러 가격에서 첫 포지션을 잡은 뒤 이후 추가 매입에 매진해왔다. 밸류에이션은 저렴해 보였고, 블루칩 기업의 서비스 사업 또한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IBM은 매출이 부진한 하드웨어, 컨설팅 사업 대신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등 새 사업으로 전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IBM의 주가는 현재 주당 약 150달러에 거래되고있다.
IBM 지분에 비하면 애플에 대한 지분은 매우 적은 규모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에 대한 지분 매입은 버핏 자신보다는 보좌진 중 한 명의 의견이 강하게 피력된 결과다. 버크셔의 강력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이는 무인자동차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새로운 투자방식이다. 이는 버크셔가 이미 자신을 탄생시킨 남자와는 다른 방식의 투자회사로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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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이경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