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13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2007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 주요 은행과 비교하면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국내 은행의 2018년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11조2000억원) 대비 2조6000억원(23.4%)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15조17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국내 은행의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를 기록한 건 이자이익은 증가한 반면 대손비용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자 이익은 40조3000억원으로 전년(37조3000억원) 대비 3조원(8.2%) 늘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39.5%) 감소했다. 전년 대비 신규 부실이 줄었고 부실채권을 정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는 국내 은행이 이자 장사로 ‘떼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외국 주요 은행에 비해 크게 낮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기본수익성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6%,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10%로 전년 대비 각각 0.08%포인트, 1.07%포인트 올랐다.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적정한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남미 등 해외 은행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76%와 10.29%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산업 등 국내 6개 은행의 평균 ROA와 ROE는 각각 0.41%와 5.75%에 불과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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