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4일 (로이터) -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제재 정책에 중국이 동참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열한 행위", "극히 도전적인 망발", "노골적인 위협" 등 격렬한 표현을 쓰며 비난하고, 중국이 양국 관계에 있어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3일 밤 소속이나 직책을 밝히지 않은 채 김철이라는 이름의 논평가가 썼다며 "조-중(북-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긴 글을 게재했다.
통신은 "미국이 요란하게 불어대는 위협 공갈과 전쟁 굉음에 심장이 졸아들어서인지 덩치 큰 이웃 나라들에서 사리와 분별을 잃은 언사들이 연일 터져 나와 현 사태를 더욱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덩치 큰 이웃 나라는 중국을 가리킨다.
통신은 이어 중국이 "자신들과 전혀 상관도 없는 우리의 핵 문제에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 못지않게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천만부당한 구실을 들어 피로써 개척되고 연대와 세기를 이어 공고 발전되어온 조-중 관계를 통째로 무너뜨리고 있는 데 대하여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신은 중국이 "동북3성은 물론 중국 전역을 반공화국 전초기지로 전락시킨 죄과를 무엇으로 변명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례적으로 중국이 한국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조-중 관계의 '붉은 선'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며 "우리 두 나라 사이의 '붉은 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존엄과 이익,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중국은 더이상 무모하게 우리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려 하지 말아야 하며 현실을 냉정하게 보고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조-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오늘의 무모한 망동이 가져올 엄중한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