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1월31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적 과제가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명확히 나타났다.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1.9%로 전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시장 전망치 또한 하회했다. 트럼프가 중점을 두고 있는 무역 부문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약화되며, 그의 경제성장률 4% 달성 목표가 얼마나 원대한 것인지를 드러내고 있다.
4분기에는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GDP 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미달러 강세도 무역수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그의 재정적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미달러는 4분기에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7% 상승했다. 다만 소비자지출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증가하면서 지난 분기 무역적자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
4분기와 달리 3분기에는 수출 급증이 GDP 성장률을 2년래 최대치인 3.5%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었다. 대두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두 최대 수출국으로, 3분기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흉작에 따라 미국산 대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수출 급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3분기와 정반대인 4분기 무역 지표는 무역이 누군가에 의해 통제될 수 있는 부문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출을 촉진하고 수입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 추진을 꾀하고 있다. 이미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멕시코,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수입관세를 높이겠다는 그의 압박 등은 미국의 수출을 확대하기보다는 수입과 수출 모두를 억누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 웹사이트에는 기업과 개인에 대한 감세를 포함한 트럼프의 정책들이 미국 경제의 연간 성장률을 4%로 되돌릴 수 있다는 글이 게재돼 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2008년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난 이후 지금까지 미국의 연간 성장률은 평균 2.1%에 그쳤다. 지난주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2.3%, 내년 1.9%로 제시했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지출을 포함한 트럼프의 재정적 경기부양책은 미국 경제가 CBO의 전망치를 상회하는 강력한 성장률을 기록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본격적으로 무역 부문을 뒤흔들기 전에도 지난 몇 분기 동안 미국 경제가 보인 변동성을 감안해 보면 연간 성장률 4% 달성 목표는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 (지나 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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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