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주 사흘째 하락...부동산과 유틸리티 업종은 호조
* 나스닥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고 종가
* 길리어드사이언스, 취약한 전망에 주가 급락...엘러간은 실적 발표 후 상승
뉴욕, 2월9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엇갈린 기업 실적을 소화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 종가를 경신했고, S&P500지수도 소폭 상승세를 견지했지만 다우지수는 은행주 부진에 하락세로 장을 접었다.
변동장세 속에 다우지수는 0.18% 내린 2만54.34, S&P500지수는 0.07% 오른 2294.67, 나스닥지수는 0.15% 상승한 5582.45로 장을 닫았다.
제약사 엘러간은 4분기 순익과 매출이 월가 기대치를 웃돈 뒤 3.68% 급등했다. 반면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기업인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올해 C형 간염 치료제의 실망스러운 매출을 전망한 뒤 8.61% 급락, S&P500지수에 최대 부담이 됐다. S&P500 헬스케어업종지수는 0.14% 후퇴했다.
지난해 11월8일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부양책과 감세, 규제완화 등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뉴욕증시는 랠리를 거듭, 사상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아젠다에 대한 상세 내용을 기다리면서 최근 수 일간 랠리는 정체된 모습이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터 카운슬의 피터 터즈 대표는 "통상적으로 이맘때는 기업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을 움직인 시기지만 새 대통령이 취임 후 3~4주간 예상보다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하면서 워싱턴 정가를 둘러싼 소식들이 어닝보다 좀더 주목을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급등세를 전개해왔던 S&P500 금융업종지수는 0.76% 하락하며 주요 업종 중 가장 부진했다. 금융주의 하락세는 3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골드만삭스가 0.79%, JP모건이 0.88% 하락하며 다우지수를 최대 압박했다.
은행주는 금리인상에 민감하지만,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수 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킹스뷰 자산관리의 폴 놀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지면서 금융주는 매우 어려운 환경으로 회귀했다"고 말했다.
반면 저금리 환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곤 하는 유틸리티(+0.91%)와 부동산(+0.88%) 업종지수가 S&P500지수 내 주요 11대 업종지수 중 7개의 강세를 주도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가 목표가를 5달러 높인 주당 145달러로 상향 조정한 뒤 애플의 주가가 0.39% 전진, 블루칩지수의 낙폭을 제한했다. 지난주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여전히 강력한 아이폰 수요를 시사하기도 했던 애플의 주가는 지난 2015년 2월에 작성한 사상 최고 종가(133달러)에 바짝 근접했다. 애플과 함께 페이스북의 주가도 1.79% 오르며 나스닥지수의 상대적 강세를 견인했다.
이날 기업들의 혼재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체 4분기 어닝시즌은 화려하게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톰슨로이터 I/B/E/S에 따르면 S&P500 대기업들의 4분기 순익은 2014년 3분기 이후 최대폭인 8.3%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T 서비스 제공사인 코그니전트는 행동주의 투자자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요구를 수용해 세 명의 이사 임명에 동의한 한편 주주들에게 34억달러를 돌려주기로 한 뒤 4.95% 급등했다.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은 트럼프 대통령이 딸 이방카의 의류 브랜드를 퇴출시킨 데 대해 부당한 처우라며 트위터로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4.09% 급등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