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3월18일 (로이터) - 미 공화당 소속 핵심 상원의원 2명이 오는 11월8일 대선이 끝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 대법관으로 지명한 메릭 갈랜드의 처리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도 성향의 갈랜드는 17일부터 상원의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오린 해치 유타주 상원의원과 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오바마가 갈랜드를 지난 2월13일 급사한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를 대체한 새 대법관으로 지명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해치와 플레이크 모두 대법관 인준 청문회를 주관하는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이다.
상원 공화당 지도부는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오바마가 지명하는 어떤 대법관 후보에 대해서도 인준 청문회를 개최하거나 가부 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왔다. 공화당의 대선 승리를 바라는 이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지명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레이크는 공화당 지도부가 갈랜드에 대한 인준 행위를 미루는 것은 "완벽하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공화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레임덕 기간에 갈랜드 인준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임덕 기간은 11월 8일 대선의 승자가 결정되고 나서 내년 1월 초 새로운 의회 회기가 시작할 때까지의 몇 개월을 가리킨다. 오바마는 1월20일에 퇴임할 예정이다.
플레이크는 폭스뉴스채널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서 지명할 후보보다는 메릭 갈랜드 같이 덜 진보적인 사람이 차라리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는 억만장자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이며 민주당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힐러리 클린턴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 법사위원장 해치는 지난 1997년 갈랜드가 현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 판사에 지명됐을 때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당시 상원은 76:23으로 갈랜드를 인준했는데 해치는 내셔널퍼블릭라디오(NPR) 회견에서 "나는 그(갈랜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치는 "나는 상원이 대선 시즌이 끝난 후 인준 절차를 밟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치와 플레이크는 갈랜드 인준 청문회 개최에 대한 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이다.
갈랜드는 상원의원들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인준 절차 시작을 알리는 요식 행위다. 그는 우선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해리 리드와 법사위원회 소속 패트릭 리히(민주)를 만날 예정이다.
리드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갈랜드를 만날 것이며 그가 레임덕 기간에 인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바마가 지명하는 어떤 후보에 대해서도 인준을 거부한다는 당초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갈랜드(63)는 검사 출신으로 현재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장이다. (메간 카셀라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