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해 저감장치에 쓰이는 팔라듐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금속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관심을 끌고 있다. 팔라듐은 가솔린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성분을 정화하는 촉매 컨버터에 들어가는 귀금속이다.
팔라듐 실물을 편입하는 ETF ‘ABERDEEN PHYSICAL PALLADIUM(티커명 PALL)’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아메리카증권거래소(AMEX)에서 2.065달러(1.71%) 오른 122.6850달러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9.89%, 최근 석 달간 31.13%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팔라듐 선물가격은 올해 들어 12.88% 상승했다. 최근 석 달간 17.97% 오른 영향이 크다. 팔라듐의 ‘대세 상승’은 2015년 말부터 이어졌다. 2016년 1월 트로이온스당 470달러에 불과했던 팔라듐 선물가격은 17일 1212달러까지 오르며 국제 금값(1247달러)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폭스바겐이 2015년 디젤차 연비와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가 발각된 ‘디젤 게이트’ 이후 팔라듐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유럽의 자동차 배기가스 환경규제 강화로 가솔린차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악화된 대기환경에 대응해 스모그와의 전쟁을 벌이자 팔라듐 수요는 더 가파르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팔라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팔라듐 공급의 39%는 러시아 니켈 광산에서, 37.1%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플래티넘 광산에서 나온다. 해당국 광산에서 추가 채굴을 해야 팔라듐 공급이 늘어난다. 러시아에서 니켈 광산을 독점 운영하는 업체는 2025년까지 추가 채굴 계획이 없다고 지난달 밝혔다.
김남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팔라듐은 차세대 산업인 수소차와 하이브리드차에도 사용된다”며 “팔라듐 수요와 공급 격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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