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03일 (로이터) - 공급과잉과 경기둔화 우려로 미국 원유선물이 4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으로 중요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까지 하락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가가 추가 하락할지, 아니면 반등할지 여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값 하락이 원유시장을 지지해주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라도 유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과 현재의 낙폭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립하고 있는 것.
미국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로 달러값이 7월 고점 이후 지금까지 2.5% 가량 하락하면서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이 더 저렴하게 원유를 수입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원유 시장을 지지해주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리비아로부터의 공급 증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유와 정제제품 재고, 그리고 불확실한 수요 전망 등으로 인해서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게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간스탠리는 2일(현지시간) "지난 72시간 동안 리비아 동부 쪽에 막혀있던 수상송유장치 재가동과 관련된 협상 소식과 함께 시르테(리비아 북부 항구도시)에서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미국의 공습 소식이 나왔는데, 이러한 소식들은 단기적으로 현재 일일 30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이 60만배럴로 늘어날 가능성을 높여준다"라고 말했다.
이 은행은 이와 별도의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서 "올해 하반기 원유 가격 하향 리스크가 상존한다"라면서 "4~6월에는 공급 차질과 위험 투자 성향이 유가를 지지해줬지만 펀더멘털상 역풍이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안데스방크 바덴-우에템베르크의 오일 분석가인 프랭크 크럼프도 "정제유 재고가 원유 재고를 대체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이는 원유 수요 전망에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사들이 여름 성수기를 맞아 디젤과 휘발유, 제트 연료 등 정제유를 많이 생산했지만 상대적으로 재고만 늘며 정제 마진 약화와 수요 전망 부진으로 공급과잉 우려감만 강화된 상태다.
내티식스의 분석가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재고 속에 생산 증가 가능성과 부진한 수요 전망을 이유로 올해 브렌트유 평균값을 배럴당 43.70달러로, WTI는 배럴당 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도 브렌트유가 3분기 중 배럴당 평균 46.50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추가 하락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의 유가 하락이 지나치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날 씨티그룹은 "유가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약세론자들이 배럴당 40달러에서 지나치게 반응했다"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터드은행 역시 "펀더멘털이 최근의 유가 하락을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은 균형을 되찾았고, 미국 원유 공급과 재고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럴은 원유 가격이 30달러 후반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연초 기록했던 저점인 26~27달러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날 반등하면서 오후 2시54분 현재 미국 원유선물은 0.25% 오른 배럴당 39.61달러에, 브렌트유 선물은 0.24% 상승한 배럴당 41.90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