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4월13일 (로이터) - 유럽중앙은행(ECB)의 사상 최저 금리는 독일 은행과 연금 생활자들에게 '특별한'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으며 유럽 통합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잠식할 위험이 있다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경험 많은 각료인 쇼이블레는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놓고 ECB를 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성장 회복을 중앙 은행들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대신 유럽이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집권 진영의 정치인들은 ECB의 초저금리는 낮은 수익률로 이어져 예금자들의 재정과 연금 생활자들의 은퇴 계획에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쇼이블레는 이는 독일에서 유럽통합 회의론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독일 유권자들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우익 '독일 의 대안' 정당을 대거 지지했다.
73세의 쇼이블레 장관은 "저금리정책이 독일의 은행과 전체 금융부문에 특별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데는 논란이 있을 수 없다"면서 "이같은 문제는 은퇴 계획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가 독일 국민들이 유럽 통합을 신뢰할 준비를 반드시 강화시켜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내가 항상 지적해온 것은 바로 이 때 문이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달 돈을 사람들에게 직접 뿌리는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는 검토된 것은 아니지만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밝히 뒤 검소함이 몸에 밴 독일에서는 잇따른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드라기와 밀접한 연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쇼이블레는 ECB가 헬리콥터 머니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자신은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CB 내부에서 이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쇼이블레는 독일에서 유럽통합 회의론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ECB를 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그가 주장해온 개혁 요구를 되풀이 했다. 그는 "유럽의 정책은 구조 개혁을 통해 문제를 보다 잘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쇼이블레가 주장해온 구조 개혁은 고용 시장을 보다 융통성 있게 만들고 공공부문의 관료주의 축소를 포함한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