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날마다자라는아이 대표가 유모차에 탈부착하는 공기청정기 ‘에어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부쩍 심해지자 어린 딸아이를 키우던 박상혁 대표는 걱정이 앞섰다. 그의 아내 역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엔 ‘아이에게 좋지 않다’며 바깥나들이도 삼갔다. 박 대표가 날씨에 상관없이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도록 아이를 위한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개발하게 된 이유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날마다자라는아이를 창업한 뒤 1년 반 동안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지난해 4월 국내 최초의 유모차 탈부착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토리’를 선보였다.
○성능 뛰어난 휴대용 공기청정기
에어토리는 소형 공기청정기이지만 모터 및 팬을 두 개 장착해 강한 바람을 만들어 여과 성능을 높였다. 두 개의 모터가 마치 빨래를 짜듯 촘촘하게 돌아가며 공기를 정화한다. H11 등급의 3중 필터를 사용해 유모차 주변의 미세먼지를 95.6% 걸러줘 ‘에어커튼 효과’를 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어커튼은 일종의 공기막을 형성해 바깥쪽과 안쪽 공기를 차단하는 효과를 말한다.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된다. 벨크로(찍찍이) 형태여서 유모차 앞부분 손잡이에 쉽게 탈부착할 수 있다. USB 충전 방식으로 사용이 편리하며 한 번 충전하면 5시간 사용 가능해 웬만한 외출에도 끄떡없다.
신생 중소기업이 처음 내놓는 제품인 만큼 박 대표는 디자인과 사용설명서, 상자 포장까지 꼼꼼하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 사용설명서 앞면에는 딸아이의 사진을 넣었고, 제품의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 블로그에 제품 개발 과정을 정리해 올리고, 육아 이야기 등 일상 경험을 게시하는 등 진솔한 접근법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애프터서비스(AS) 문의가 들어오면 해당 가정에 직접 찾아가 불만을 들어주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엄마들이 고가의 좋은 유모차를 끄는 경우가 많아 유모차와 잘 어울리게끔 제품 외관을 고급스럽게 디자인했다”며 “중국 선전에서 생산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피랜드와 공급 계약을 체결해 전국 주요 백화점의 해피랜드 매장에서 판매하며 11번가, 위메프, G마켓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도 판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 ‘부담 없는 출산 선물로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 2만여 개를 기록했다. 가격은 6만9000원이다.
○창의적인 유아용품 회사로 성장
박 대표는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 등 소비자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전반적으로 보완한 제품을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후속작으로 아이들의 얼굴에 씌우는 ‘전동마스크’를 계획하고 있다. 그 이후엔 아이들의 성장 관리를 돕고 체형에 맞는 옷까지 추천해 주는 스마트체중계를 개발해 내년 가을께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에어토리 수출을 시작했다. 에어토리는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공장’이라는 뜻이다.
박 대표는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면서 사보를 만들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소설로 등단도 했다. 한때 고깃집을 운영하며 자영업에도 종사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거쳤다.
창업 이후 아이디어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서울과학기술대 창업선도대학 등에 선정됐다. 그의 목표는 날마다자라는아이를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로 키우는 것이다. 박 대표는 “아이의 연령대에 맞는 다양한 유아용품을 선보여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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