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2월11일 (로이터) - 미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9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에 대승을 거둔 후 흑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는 그의 반체제적 선거 전략의 일대 수정을 뜻한다.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 샌더스는 10일 뉴욕시 할렘 인근의 한 식당에서 흑인 민권 운동가 알 샤프톤 목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는 클린턴의 강력한 지지 세력인 흑인(African-American)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흑인 표는 이달 27일로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의 향방을 가를수 있는 요인이다.
샌더스와 샤프톤은 식당 밖에서 만나 포옹을 나누었으며 회동 후 대 언론 발표 없이 현장을 떠났다.
샌더스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에 힘 입어 수월하게 승리했다. 공화당에서는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었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미 경제 상황에 대한 대다수 미국민의 실망감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11월 대선의 이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샌더스는 9일 저녁 자신의 승리가 확정된 후 "우리는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메인주에서 캘리포니아주까지 울려 퍼지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정부는 소수의 부유한 선거자금 제공자가 아닌 모든 국민에게 귀속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뉴햄프셔 패배로 내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92% 개표 상황에서 60%대 38%로 샌더스에 뒤쳐졌다.
지난 1일 첫 경선전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에게 1위를 빼앗겼던 트럼프는 뉴햄프셔에서 승리하면서 강자의 면목을 과시했다. 막말과 정책적 애매모호함을 이유로 그의 빠른 자멸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머쓱한 입장이 됐다.
뉴햄프셔의 젊은층 유권자들은 대형 은행 해체와 무상 대학교육 등과 관련한 샌더스의 포퓰리스트적 공약에 열광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진보적인 북동부 지역을 벗어난 다른 주에서도 민주당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브렌던 맥더미드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