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발행할 예정인 유로화 채권에 투자자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초우량 회사채임에도 한국 기업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주기 때문이다.
테마섹은 오는 20일 10억유로(약 1조2800억원) 규모의 유로화 채권을 발행한다. 12년물과 30년물을 5억유로어치씩 나눠 발행할 예정이다. 테마섹 채권은 최근 진행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에서 총 35억유로의 매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160개 기관이 투자의향을 보였다.
투자 기회가 많지 않은 글로벌 초우량 회사채라는 점이 기관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테마섹은 싱가포르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세계 20여 개국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투자자산 규모는 총 2310억달러(약 268조81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탄탄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재무구조,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 가능성 등을 반영해 테마섹의 신용등급을 최상위인 ‘AAA’로 매기고 있다. AAA등급 회사채는 미국에서조차 존슨앤드존슨이 유일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손에 꼽힌다.
테마섹이 이번에 발행할 회사채 발행금리는 12년물이 연 0.61%, 30년물이 연 1.32% 수준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금리가 이보다 1.3%포인트가량 높아진다.
30년물의 원화 환산금리는 연 2.62% 수준에 달한다. SK텔레콤이 지난 7월 발행한 30년물 금리(연 1.557%)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SK텔레콤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테마섹보다 여섯 단계 낮은 ‘A-’다.
시장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높은 안정적 투자 대상을 찾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서도 테마섹 회사채 투자에 관심을 보일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관 중에선 2022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보험사들의 관심이 높다.
수십억원을 굴리는 개인 고액자산가들이 ‘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는 “금융투자사에 다니면서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개인 ‘큰손’ 중 일부가 벌써부터 투자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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