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세종 씨(38)는 1년 전 중국 펀드에 목돈 3000만원을 넣었다가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불과 몇 달 만에 30% 가까이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 증시가 20% 이상 급등했다는 소식에 최근 계좌를 열어봤지만 그가 가입한 펀드는 같은 기간 15% 오르는 데 그쳤다. 1년 수익률은 여전히 -15%다. 김씨는 “주변 사람들은 중국 펀드로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내 펀드 수익률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펀드별 수익률 천차만별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66개 중국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3월 5일 기준)은 20.19%다.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펀드별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한국투자 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수익률이 66.94%에 달한다. 반면 ‘에셋플러스 차이나리치투게더’ ‘NH-아문디 차이나포르테’ 등의 수익률은 14%대다.
지수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제외하더라도 차이는 뚜렷하다. 선전 증시를 추종하는 ‘KODEX 심천Chinext(합성)’의 수익률은 32.86%에 달하지만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KODEX China H’ 수익률은 그 절반인 16.45%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가 22.47% 올랐지만 같은 기간 홍콩 H지수는 14.40%만 오른 탓이다. 이문 안다자산운용 홍콩법인 매니저는 “전체적으로 강세장이지만 종목별로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어떤 시장에 비중을 두고 있는지,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토 대형주·중소형주 분산투자 추천
중국 펀드의 변동성을 줄이려면 다양한 ETF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대형주를 추종하는 ETF에 절반, 중소형주를 추종하는 ETF에 나머지 절반을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우선 올해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본토 대형주 ETF부터 눈여겨봐야 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으로 올해 중국 증시에 1640~3210억위안이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들어 외국인이 1100억위안어치를 순매수했기 때문에 아직 추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코스피200에 해당하는 중국의 대표 지수는 CSI300이다. 중국본토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0개 대형주로 구성됐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로는 ‘KODEX 중국본토CSI300’ ‘TIGER 차이나A300’ ‘KINDEX 중국본토CSI300’ 등이 있다. MSCI 신흥국지수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시총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DEX 중국본토A50’,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BSTAR 중국본토대형주CSI100’ 등을 주목할 만하다.
선전 시장의 중소형주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체 투자금액의 30~50%를 배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관련 ETF로는 ‘KODEX 심천Chinext(합성)’가 대표적이다.
올해 중국 증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신일평 라임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연초 중국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졌지만 올해 내내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상하이종합지수가 크게 반등했던 2016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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