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물론 노조도 기업이 숨을 쉴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사진)은 7일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대화를 이어갔지만 메시지는 단호했다.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했다.
손 회장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도 소재 및 부품 국산화를 원한다”며 “켜켜이 쌓여 있는 규제 탓에 소재 국산화를 시도조차 못 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경제전쟁과 미·중 환율전쟁 등으로 복합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는 기업이 생존하는 게 우선”이라며 “기업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걷어내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분간 환경 및 안전 관련 규제를 푸는 데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기업을 옥죄는 ‘3중 환경규제’를 지목한 것이다. 손 회장은 “소재 관련 기업은 화학물질을 다뤄야 하는데 지난 몇 년 동안 관련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됐다”며 “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동계의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노동계도 경제 현실을 정확히 봐야 할 때”라며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 와중에도 ‘습관성 파업’을 준비 중인 일부 대기업 노조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손 회장은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있다”며 “산업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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