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11일부터 4~5일간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강국이자 세계적인 혁신 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에서 미래 성장동력과 혁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롯데는 신 회장이 11일부터 일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 등 현지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고, 혁신 기업을 방문한다고 9일 발표했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은 이날 귀국해 10일 이스라엘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엔 이진성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과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회사인 롯데액셀러레이터, 롯데정보통신 임원들이 동행한다.
지난해 10월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등을 다녀왔다. 롯데의 해외사업이 활발한 나라들이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사업과 달리 제과·유통·화학·호텔 등 국내 4대 사업은 경쟁 심화, 세계적인 업황 부진 등으로 정체를 겪고 있다. 돌파구를 찾아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신 회장은 주요 계열사들의 향후 3~5년, 10년의 비전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롯데와 사업적으로 큰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신 회장은 하반기 첫 출장국으로 이스라엘을 선택했다.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고, 끊임없이 혁신이 일어나는 곳에서 롯데의 미래를 설계할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적 차원에서 스타트업과 하이테크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한 이스라엘은 적은 인구와 군사적 긴장 상황 속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춘 강소국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은 미국 중국 다음으로 미국 나스닥시장에 많이 상장돼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이스라엘 방문을 통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장기적인 교류 확대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 일행은 코헨 장관과의 면담에서 창업 및 기술혁신 지원 시스템과 우수 스타트업 육성 경험을 듣고 롯데의 스타트업 투자 사례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12일엔 아디브 바루크 이스라엘 수출공사 사장도 만난다. 이후 농업기술업체 ‘테블’, 이스라엘 최대 식품사 스트라우스의 푸드테크 인큐베이터인 ‘더 키친’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방문 예정 기업에는 이스라엘 최고 수준의 투자회사 ‘피탕고 벤처캐피털’,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인 ‘와이즈만 연구소’, 코카콜라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더 브리지’ 등도 포함돼 있다.
신 회장은 스타트업 육성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신 회장의 주문에 따라 2016년 2월 설립된 롯데액셀러레이터에 5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2017년 10월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로 등록해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신동빈 롯데 회장, 이스라엘 방문…"미래 성장동력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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