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스부르크, 독일, 3월9일 (로이터) - 폭스바겐은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과 관련한 벌금 액수에 따라 미국, 유럽 및 기타 국가에서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회사 내 최고 노동 관계자가 8일 2만여 본사 종업원들 앞에서 말했다.
미 법무부는 자국 내 환경법 위반 혐의로 폭스바겐에게 460억달러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배출가스 스캔들이 터진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미국 내 60여만대의 해당 차량은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노동자 협의체(works council)의 베른트 오스털로 위원장은 최고 경영진도 참석한 노사 회의에서 회사가 소위 ‘디젤게이트(Dieselgate)'의 비용 마련을 위해 얼마만큼의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지는 ‘전적으로' 벌금 액수에 달렸다고 말했다.
회사의 감독이사회 20인 멤버 중 한 명이기도 한 오스털로는 "폭스바겐의 미래 생존 능력이 전례 없는 액수의 벌금으로 위기에 처한다면 이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 당국을 향해 벌금 액수를 정하는데 있어 인력 감축의 위험성을 고려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스털로는 "우리는 미 당국이 이 같은 사회적이고 고용정치적(employment-political)인 측면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전세계 120여개 공장에서 60만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이중 27만명은 독일 내 인력이며 미국 테네시주 차타누가 공장에는 약 2,200명이 근무 중이다.
회의에 참석한 CEO 마티아스 뮐러는 회사는 배출가스 스캔들로 ‘엄청나고 고통스러운' 재정적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해 전세계적으로 약 1,100만대의 디젤 차량 리콜에 대비, 67억유로(약74억달러)의 예상 경비를 책정했다. 회사는 ‘디젤게이트의 재무적 영향을 보다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 작년도 실적 공개를 4월28일로 한 달 연기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본사가 위치한 독일 니더작센주의 스테판 바일 주지사는 향후 수 개월 동안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릴 수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은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재무적 여력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니더작센주는 폭스바겐의 20% 지분을 소유한 2대 주주다. 바일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DP) 소속 정치인이기도 하다.
이와 별도로 독일 검찰은 8일 폭스바겐의 디젤 배출가스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했으며 11명의 용의자를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은 당초 6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는 니더작센주 브라운쉬바이크 검찰청의 클라우스 찌에는 "늘어난 용의자 중에 경영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스 크레머 기자; 번역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