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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파월에 환호한 월街…"매파적 인하 우려 덜어"

입력: 2019- 10- 31- 오후 04:26
© Reuters.

미 중앙은행(Fed)이 30일(현지시간) 오후 2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인하를 발표했습니다. 또 예상대로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월가가 원하지 않던 시나리오인 ‘매파적 인하’였습니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온 뒤 한참이나 직전과 비슷한 0.1% 가량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더 내려가지 않은 건 통화정책 성명서에 대신 들어간 ‘향후 연방기금금리의 적절한 경로를 찾겠다’는 문구 덕분이었습니다. 금리 인하의 문은 약간 닫았지만 완전히 닫은 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장에 나왔습니다.

파월 의장의 회견이 진행되자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전환하더니 상승폭이 조금씩 커졌습니다. 파월 의장이 살린 시장

파월 발언의 핵심은 세가지였습니다.

①금리는 당분간 관망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이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습니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작년부터 통화정책을 매우 큰 폭으로 조정했다. 시간을 두고 효과를 봐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의 비교적 비둘기파적이었던 기자회견

②경기 악화되면 금리 인하 가능

CNBC 기자가 “‘향후 연방기금금리의 적절한 경로를 찾겠다’의 뜻은 금리가 향후 양방향으로 모두 열려있다는 뜻 같은데, 파월 의장의 ‘현재 통화정책이 적정하다’라는 말은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물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에 “경제 정보가 우리 경기 전망(완만한 성장)과 광범위하게 일치하는 한 현재 통화정책이 적절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만약 상황 변화가 경제 전망에 실질적 재평가를 유발한다면 그에 따라 다시 적정한 통화정책을 찾겠다. 이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인하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10월 FOMC 성명서

③금리 인상에는 확실히 선그었다

뉴욕타임스 기자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인 90년대 보험성 금리 인하와 관련, “그린스펀은 보험성 인하를 한 뒤 상당한 빠른 시일에 금리를 다시 올렸다. 경기가 살아나거나 (무역전쟁 등) 위험이 없어지면 금리를 되돌려 인상할 것 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에 “지금은 인상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거나 크게 상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실제 인플레이션은 거의 위험을 찾을 수가 없다. 금리 인상은 매우 큰 폭의 인플레가 지속되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금리 인상에 선을 명확히 그은 겁니다. 직후 시장 상승폭은 커졌습니다. S&P 500 지수는 결국 9.88포인트(0.33%) 오른 3046.77로 마감돼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월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호평하고 있습니다. 매파적 인하에 대한 우려를 여러 설명으로 덜어줬다는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가 지난해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약간 높였던 것 같다. 그래서 중간사이클 조정을 통해 낮췄다. 이제 좋은 위치에 있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는 게 실질적으로 확인되면 언제든 다시 내린다. 다만 경기가 잠시 과열된다해도 인상은 하지 않겠다’ 정도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월가 관계자는 “성명서 문구는 바꿨지만 여전히 경기 지표가 나빠지면 금리는 내릴 것이고, 브렉시트나 무역전쟁 등 위험이 줄어든다해도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은 없다. 인플레 걱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로 시장 예상(1.6%)보다 좋게 나왔습니다.

GM의 6주간에 걸친 파업, 보잉의 737맥스 사태 지속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2분기 2.0%와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겁니다. 이는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뜻이고, 그동안의 시장의 침체 우려가 지나쳤다는 뜻입니다.

장 마감 뒤 나온 애플의 3분기 실적도 괜찮았습니다. 아이폰 판매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9% 감소했지만 아이폰 매출은 333억달러로 예상 324억달러보다 많았습니다. Fed의 기준금리

총 매출도 640억달러로 예상 629억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애플이 집중 육성중인 서비스 매출이 예상(121억달러)보다 많은 125억달러로 나오는 등 아이폰을 제외한 모든 판매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애플은 연말 쇼핑철이 포함된 다음 분기에 전년동기보다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무역전쟁 탓에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급락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애플의 분기별 아이폰 판매

팀 쿡 CEO는 “다음 분기 전망을 매우 낙관한다”면서 2017년 기록한 분기 매출 기록인 883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제 금리 인하는 일단락되면서 이제 Fed의 통화정책은 당분간 관심에서 멀어질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현재 내년 상반기까지 향후 8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1.50~1.75%에서 동결될 가능성을 45%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심은 경기와 실적에 집중적으로 쏠리겠지요.

현재 경기 지표와 기업 실적은 전반적으로 둔화는 되고 있지만 급격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월가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잦아들면 실적과 경기가 다시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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