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6월18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약 3% 급락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에 속하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산유량 확대 발언을 하겠다고 암시한 영향이다. 미국의 원유수출도 중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1.83달러 내린 배럴당 65.06달러로 장을 끝냈다. 브렌트유는 2.50달러, 3.29% 하락한 배럴당 73.44달러로 마쳤다.
일주일 동안 WTI는 약 1.7% 하락폭을 나타냈고, 브렌트유는 4% 넘게 내렸다.
투자자들은 오는 22~23일로 예정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회의를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이미 미약하게나마 증산을 시행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증산할 준비를 마쳤다고 발언할 가능성이 있다.
장 마감 후,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500억달러규모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원유와 기타 정유제품이 포함됐다고 신화통신이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을 인용해 보도하자 놀란 기색을 보였다.
지난 6주 동안 미국은 원유 일평균 36만3000배럴을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은 캐나다와 함께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중국과 캐나다는 미국산 원유의 큰 배출구였다. 이제 그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여타 매수자가 원유 여유분을 흡수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격차(디스카운트)는 마감 후 거래에서 더 벌어졌다. 중국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여파다.
지난달 3년 반래 최고치를 찍었던 WTI와 브렌트유는 이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산유량을 늘리고 있고, 러시아를 비롯한 여타 국가들은 OPEC 회의에서 증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즈호증권의 밥 야거 에너지부문 이사는 "OPEC 회의에서 모든 국가가 증산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문제는 증가폭이 얼마나 되느냐다"라고 말했다.
전일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양국이 "원칙적으로" 감산합의를 완화해 점진적으로 증산하는 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7월1일부터 일평균 150만배럴을 증산하는 방안도 고려한다고 알린 바 있다.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특히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주(~15일) 미국의 원유 시추공 수는 1개 늘어난 863개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3월 이후 최대치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