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9월06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주 후반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를 앞두고 대형 금융주가 휘청이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초반 상승폭을 반환하고 0.13% 내린 373.71에 장을 닫았다. 유로존 블루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50지수도 0.28% 밀린 3420.86에 거래를 마쳤다.
삭소뱅크의 피터 간리 주식 전략 부문 헤드는 노트에서 "시장은 북한 문제를 다시 경시하면서 경제 펀더멘털에 중심을 맞췄다...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좀더 방어적인 측면으로 기울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을 제외한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52% 내린 7372.92, 독일 DAX지수는 0.18% 오른 1만2123.71, 프랑스 CAC40지수는 0.34% 빠진 5086.56을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0.62%, 포르투갈 PSI20지수는 0.53%, 이탈리아 MIB지수는 0.24%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유로존 은행업종지수가 1.6% 하락, 10주래 저점으로 후퇴하며 제일 저조했다.
목요일(7일) 열릴 ECB 회의가 대형 부양책의 축소 시기에 대한 힌트를 제시할 지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포커스가 은행주로 집중됐다. ECB는 올해 후반에 2조 유로(미화 2조3800억달러)가 넘는 채권 매수 정책의 종료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에 대한 정책 결정자들의 우려감 때문에 부양책은 그렇게 빨리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철회가 지연될 수록 채권 수익률의 상승과 금리인상에 수혜를 얻는 은행주가 더욱 압박받게 될 수 있다. 이날 산탄데르(Banco Santander)와 BVP파리바, 우니크레디트와 도이체방크 등 유럽의 주요 은행주는 1.7%~1.9% 동반 하락했다.
대형 투자 은행들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은 낙관적인 업계 전망을 유지했다. UBS 전략가들은 ECB가 결국 부양책을 축소, 경기민감주를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해 유럽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또 유로화의 최근 강세로 인해 미국에 비중이 큰 주식에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반면, 국내 비중이 큰 기업들의 주가 전망에 더욱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서베이를 통해 유로존 기업 활동이 8월에도 강력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며 유럽의 경기 회복세가 일정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는 최신 증거를 제시했다. 유럽의 경제 회복세는 지난 2개 분기 동안 견고한 기업 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유가의 반등에 힘입어 이날 스톡스600 에너지업종지수가 0.7% 상승하며 주요 업종 중 가장 호조를 보였다. 또 독일 머크(Merck)가 소비자 헬스 사업부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뒤 2.4% 상승, 헬스케어 업종의 강세를 주도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