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9월05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브릭스(BRICS)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인다. 중국과 인도는 신흥 경제 5개국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때마침 국경 분쟁에서 한 걸음 물러서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올 가을 중국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브릭스의 양대 산맥인 중국과 인도의 극도로 악화된 관계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 이후가 우려된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는 서구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서 신흥경제국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결성됐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세계 경제의 발전을 위해 개방형 경제를 강력히 추진하자고 회원국에 촉구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 보호주의가 득세하는 상황에서 브릭스 회원국들이 이를 따르기란 쉽지 않다. 브릭스는 결성 이후 가까스로 글로벌 기후변화 협약에서 양보를 얻어냈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내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켰다.
구매력평가에서 전 세계 경제의 29%를 차지하는 브릭스는 다른 기구에 비해 공통점이 적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 중심의 선진 7개국(G7)은 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부유한 선진국이라는 특징을 공유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의 회원국들은 적어도 지리적으로 가까이 위치한다. 하지만 브릭스 회원국들은 역사, 인구구성, 정치, 자원의존성 등 여러 분야에서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브릭스는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투자 개념'(bloody ridiculous investment concept)이라고 놀림거리가 될 때도 있다.
브릭스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은 중국과 인도 사이 점차 커져가는 상호 불신이다. 양국 마찰의 근원은 중국이 발의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인도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도는 일대일로 구상에 대해 영향력을 돈으로 사기 위해 부채만 가중시키는 시도하고 평가하며, 인도 국가 주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군이 국경 지역에 도로를 건설한 것이 최근 양국 국경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이와 별개로 또다른 영토 분쟁 지역인 인도 카슈미르와 파키스탄을 통과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 이 때문에 2015년 세계은행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한 신개발은행 등 그동안 중국이 브릭스에 헌신한 노력의 효과가 반감된다. 중국과 인도의 갈등 구조로 인해 앞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와 회원국들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는 공동성명 발표가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양국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브릭스의 단합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 본 칼럼은 우나 갈라니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