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서스톤, 호주, 7월05일 (로이터) - 생산량을 줄여 원유 가격을 상승시키겠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시도는 현재 자기 기만 행위에 가까운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최근 생산과 수출 수치가 OPEC의 결점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
OPEC은 일일 120만배럴의 생산을 줄이겠다는 계획에 이행률이 비교적 높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연막에 불과하다.
OPEC이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제로 더 많은 원유를 수출했다는 증거가 훨씬 더 큰 중요성을 갖는다.
톰슨로이터 오일리서치가 집계한 선박 추적 및 항구 데이터에 따르면 OPEC의 수출은 올해 6월 일일 2,592만배럴로 5월의 2,547만배럴보다 45만배럴 증가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OPEC의 수출은 일 평균 2,502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만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OPEC은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의 평균 2,514만배럴보다 줄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작은 승리를 주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OPEC의 생산이 사상 최고에 가까웠던 시기보다 약간 감소한 것에 불과하고,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OPEC이 올들어 지금까지 수출 제한에 있어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상반기 OPEC의 수출 증가는 생산 감소와 상충되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서베이에 따르면 감산하기로 약속한 11개 회원국들은 6월 목표에 92%의 달성률을 보였다.
하지만 선박 추적 데이터는 OPEC이 원유 시장에 11월 감산 합의 이전 만큼의 원유를 내놓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OPEC에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회원국들이 실제로 생산과 수출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회원국들이 있다는 점이다.
선박 및 항구 데이터에 따르면 OPEC내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2017년 상반기 일평균 728만배럴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사우디가 실제로 감산 합의의 일환으로 약속한 감산량인 일일 48만6,000배럴에 비교적 가까운 규모의 수출을 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고르지 못한 짐
하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출은 상반기 일평균 280만배럴로, 지난해 상반기의 252만배럴보다 증가했다.
서방의 제재 해제 이후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는 이란의 수출 역시 45만배럴 늘어난 213만배럴을 기록했다.
내전에서 회복하고 있는 리비아는 감산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 일평균 24만3,000배럴에서 올해 55만3,000배럴로 급증했다.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몇 가지 분명해진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생산 제한이 잘 이행되어도 OPEC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로 사우디가 힘들게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인데, 사우디가 얼마나 더 오래 석유시장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주도하는 부담을 짊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세 번째, 공급 주도의 석유시장 리밸런싱이 이루어지려면 OPEC과 동참 산유국들은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할 것이고, 최소한 수치화하기도 힘든 생산보다는 실제 수출을 일일 180만배럴 줄여야할 것이라는 점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6월21일 기록한 저점 배럴당 44.35달러에서 5일 49달러대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는 감산 합의가 발표됐던 11월30일 이전과 엇비슷한 수준인데, OPEC과 감산 동참국들이 유가에 비교적 짧은 상승 효과 만을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반기 OPEC의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했다는 데이터를 감안할 때 놀랄 일은 아니지만, OPEC의 고위 관계자들에게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19세기 러시아 소설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우리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은 남에게 하는 거짓말보다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누른다"고 했다.
어쩌면 OPEC은 감산이 효과가 있다며 자신들과 남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그만두고, 그 전략을 포기하거나 진정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고쳐야할 것 같다.
* 본 칼럼은 클라이드 러셀 칼럼니스트의 개인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 원문 (신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