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4월19일 (로이터)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오는 6월8일에 조기총선을 실시하자고 요청했다. 실제로 총선이 실시되기까지 필요한 절차들과 정치적 여파를 정리해보았다.
◆ 조기총선은 어떻게 실시하나?
영국 정부가 조기총선을 실시하는 메카니즘은 과거보다 복잡해졌다. 정부는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총선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2011년 통과된 의회 고정임기법은 선거를 5년마다 치르도록 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조기선거 실시 발의에는 650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해야한다. 이는 곧, 정부가 조기총선을 위해서는 434명의 의원이 동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이 총리는 19일 의회에 발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안이 가결되면 의회는 공휴일을 제외하고 총선일로부터 25일 전에 해산된다. 즉 6월8일에 선거를 실시한다면 의회 해산일은 5월3일이 된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하원에서 330석을, 야당인 노동당은 229석을 차지하고 있다. 노동당은 조기총선 실시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양당의 의원들이 모두 당의 방침을 따른다면 559표가 돼 조기총선 실시안 통과에 충분한 표가 확보된다.
◆ 메이 총리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과거 조기총선 요청 가능성을 거듭 배제해왔던 메이 총리는 180도 다른 결정을 내렸다. 그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영국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선거가 아닌 안정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그러나 18일 의회의 분열이 이미 안정을 해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메이 총리는 조기총선 실시 요청 결정을 발표하면서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 시점에 단결되어야할 의회가 분열되어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영국 정부의 성공 신호로 경제 호조를 언급했다. 그는 "즉시 금융 및 경제적으로 위험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 이후 우리는 여전히 높은 소비자 신뢰도와 기록적인 일자리 증가세, 모든 전망치를 넘어선 경제 성장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 경제가 현재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메이 총리가 하강 신호가 보다 분명해지기 전에 지금 조기총선을 치르는 것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의회에서 과반을 겨우 넘는 수준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메이 총리는 여론조사에서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ICM이 18일 발표한 서베이에 따르면 보수당의 지지율은 노동당을 18%포인트차로 앞섰는데, 지난주 발표된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20%포인트를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은 브렉시트 투표와 제레미 코빈 당수의 리더십을 두고 내분을 겪고 있다.
노동당이 선거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경우 코빈의 사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인 컴레스의 앤드류 호킨스 회장은 "이번 선거는 메이 총리에게 효과적으로 정부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다수당 지위를 주는 한편, 노동당 평의원들에게도 원하는 결과, 즉 코빈의 리더십 종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베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80%, 노동당은 2%에 불과하다. 브렉시트에 반대했던 자유민주당은 현재 9석만을 보유하고 있는데, 국민투표에서 EU에 남기를 원했던 48%의 유권자들 가운데 일부로부터 지지를 얻어 선거에서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베팅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메이 총리는 선거가 EU 탈퇴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6월8일 선거에서 승리하면 국내에서는 물론 EU 국가들과의 협상에서도 메이 총리의 입지는 강화될 것이다.
그는 또 보다 안정적인 과반을 확보함으로써 보수당내 유로 회의론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선거에서 당선된 것이 아니라 지난 여름 데이빗 캐머런 총리의 사임으로 총리가 되었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자신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메이 총리는 6월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2022년까지 또다른 선거를 치를 필요가 없어진다. 이는 브렉시트가 가져올 부정적 경제 여파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벌게 해줄 것이다.
메이 총리의 도박은 아울러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EU내 가장 규모가 큰 3개국이 모두 2017년에 선거를 치르게 됨을 의미한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