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월03일 (로이터) - 환율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4.50원이나 오른 1156.10원에 최종 거래됐다. 어제도 11원이나 올랐던 환율은 이로써 이틀 사이 25원 가량이나 급등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2월1일의 1158.10원 이후 1개월만에 최고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날 달러/원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된 것에 기본적인 상승 압력을 받았다. 최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줄을 잇는 가운데 간밤엔 라엘 브레이드너 연준 이사가 개선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와 견고한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곧 적절한 조치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늘 밤 자넷 옐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의 추가 연설이 대기중인 것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이날 달러/원을 비롯해 달러/아시아 환율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6.9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사드배치 관련 보복 우려가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급등세에 더욱 불이 붙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이같은 우려속에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화장품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어제 6천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오늘은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워낙 역외 매수세가 거세게 유입됐다. 어제처럼 네고 물량에 장중 조정을 받지도 않았다"면서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이외에도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우려도 역외 매수세를 자극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1150원 위에서는 고점 매도 분위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주식쪽도 안 좋고 하면서 밀리면 사는게 맞는 장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환율이 이틀 사이 많이 올랐지만 당국이 움직인 것 같지는 않고 그나마 어제 외국인들이 대규모로 매입한 주식자금이 일부 공급 물량으로 나오면서 상승 속도를 줄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4엔대 초반을 지키며 어제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이에 어제 100엔당 1000원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던 엔/원 재정환율은 이날 1010원 위로 반등했다.
▶ 시가 1149.1 고가 1156.3 저가 1147.4 종가 1156.1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80억53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3억9100만 달러
▶ 6일자 매매기준율 : 1152.7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318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