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열 LS그룹 회장(사진)이 차기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구 회장이 내주 공식 선임되면 15년 만에 민간 출신 무협 회장이 탄생한다.
무협은 16일 회장단 조찬회의를 열고 제31대 회장 선임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무협 관계자는 “구 회장과 전직 고위 관료 등 후보 2∼3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오는 19일 회장단 회의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후보를 공식 추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협 사정에 밝은 한 경제계 관계자는 “회장단 대부분이 구 회장 지지를 밝혔다”며 “구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임기의 차기 회장은 이달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회원사 의결을 거쳐 공식 선임된다.
구 회장 단독 추대는 무협 회장단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역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륜이 풍부한 구 회장이 차기 무협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기를 이어가기 위해 경륜 있는 민간 기업인을 추대하기로 회장단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LG상사 뉴욕과 도쿄 지사에서 근무하며 해외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와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정부가 올초 이번 무협 회장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제계에선 구 회장이 내년 초 LS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고, 차기 총수에 구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무협 회장직에 전념하면서 폭넓은 국내외 인맥을 바탕으로 업계를 대변하는 활발한 대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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