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게임사 넵튠의 주가가 한달만에 169.32% 급등했다. 지난 10월 계열사 님블뉴런을 통해 사전출시한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 초기흥행에 성공하면서다. 증권가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새로운 대형 게임주가 탄생했다는 긍정론과, 주가 상승이 흥행 수준보다 과도하다는 부정론이 교차한다.
8일 넵튠은 0.16% 오른 3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코스닥시장 70위인 7496억원에 달한다. 이번주 들어 넵튠 주가는 0.15% 올랐다. 지난주 110.52% 급등하는 과정에서 쌓인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다. 6월까지 6000원대에서 횡보하던 넵튠 주가는 7월 영원회귀 오픈베타테스트(OBT) 이후 1만원의 벽을 넘었다. 영원회귀 흥행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 이후로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장중 4만3200원(12월 4일)까지 오르기도 했다.
넵튠은 영원회귀로 국내외에서 초기 흥행 성과를 내면서 게임업계와 주식시장의 인정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6일 기준 PC방 인기순위 14위에 올랐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등 대형 게임들 바로 뒤에 위치했다. 세계 최대 게임플랫폼인 스팀에서도 동시접속자 5만명을 지난 6일 최초로 넘겼다.
증권가에서는 영원회귀의 흥행이 요근래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입모아 말한다. 영원회귀는 국내 선두게임사인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KS:036570))은 물론이고 스마일게이트나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 기타 대형사 게임이 아니다. 플랫폼도 게임업계의 대세인 모바일이 아닌 PC로 출시됐다. 게임 장르도 여러 플레이어들이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는 배틀로얄 장르로, 국내에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분야다.
영원회귀가 흥행을 이어나간다면 배틀로얄 장르를 개척하며 전성기 기준 310만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한 '배틀그라운드'만큼이나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의 흥행을 바탕으로 내년 상장을 추진하는데, 20조원대의 기업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시 초기 단계인 영원회귀를 제외하면 이러다할 투자포인트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넵튠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 1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42.4%가 북미에서 운영하는 소셜카지노에서 나오지만, 소셜카지노 장르의 성격을 고려할 때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보다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넵튠은 과거 크래프톤 지분 2%를 보유했다는 사실 때문에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이 지분은 1%까지 줄어들어 최근 급등을 설명하기 어렵다.
넵튠이 최근의 주가급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흥행 지속과 더불어 흥행을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종 애널리스트는 "아직 영원회귀는 캐릭터 판매 외의 실질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넵튠은 시가총액이 작년 매출의 50배가 넘는 기업으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제시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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