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01일 (로이터)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들이 30일(현지시간) 2008년 이후 처음 감산에 합의함으로써 국제유가가 약 9%가량 폭등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러한 폭등장세가 단기에 그치면서 추가 상승세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감산 규정이 준수될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유가 상승 시 미국 셰일유 업체들의 증산 가능성을 이러한 예상의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iiTrade.com의 과장인 오리버 스로프는 "감산 규정이 계속 준수될 수 있을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한다"며 과거의 경험상 모든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이행한 건 아니라서 이번에도 감산이 얼마나 잘 지켜질지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쿠웨이트와 베네수엘라, 알제리 등은 회원국들의 감산 이행을 모니터링하기로 합의했다.
윈돔트리의 조사 담당자인 빅토르 노섹은 "유가가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상승세는 미국의 셰일유 생산량 증대로 단기적으로 끝날 것이다"이라고 지적했다.
에너지관리연구소의 선임파트너인 도미니트 처첼라 역시 숏포지션을 취했던 트레이더들은 이미 원유선물을 매도했기 때문에 시장은 점진적으으로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 전반적으로 경계감이 클 것이다"라면서 "가격이 위로 올라가겠지만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비OPEC 산유국들의 참여와 OPEC 산유국들의 합의 준수 증거, 이란의 확실한 합의 등이 나와야 유가가 추가 랠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OPEC 의장국인 카타르는 OPEC 산유량을 하루 평균 3250만배럴(bpd)로 제한, 약 120만배럴을 감산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50만배럴에 가깝게 감산해 하루 1006만배럴을 생산하고, 감산에 반대해 온 이라크도 산유량을 435만1000배럴로 20만배럴 줄이기로 했다. 이란은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을 다소 늘리는 것이 허용됐다.
이 같은 소식에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뉴욕시장에서 한때 10% 이상 폭등하는 등 초 강세장이 연출되며 9%나 올랐고, 런던시장의 브렌트유도 9% 가까이 급등하며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했다.
당초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ANZ의 애널리스트들은 OPEC이 감산 합의에 성공하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위로 급반등하겠지만, 합의에 실패할 경우 40달러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