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증권사가 자기자본 이상 채무보증을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이달부터 시행됐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증권업계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증권사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축소를 강제하는 내용으로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규정 개정은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의 후속조치다. 증권사들은 시행사 유동화증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유동성 및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등의 형태로 부동산PF 사업장에 채무보증을 해왔다.
하지만 부동산PF 채무보증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을 정도로 과도해 부동산 경기 하강 시 위험(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부동산 채무보증을 금지하기로 했다. 단 올 연말까지는 120%, 내년 6월 말까지 110% 등으로 단계적 유예기간을 설정했다.
채무보증 한도는 투자 유형별로 차등화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 국내 주거용 부동산은 투자액 전액이 채무보증액으로 반영된다. 국내 상업용 및 해외 부동산은 50%를 반영한다.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채무보증액은 인프라 관련 투자 규제는 최소화해 달라는 업계 요구를 수용해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영업용순자본 산정 시에도 국내 주거용 부동산 사업 대출액은 전액 차감한다. 종투사들은 신용공여액을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하는 일반증권사와 달리 위험값(18%)을 적용하는 특례를 부여받고 있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본격 시행되면 증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주거용 부동산 PF 사업장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메리츠증권의 경우 작년 말 8조5327억원에 달했던 채무보증액을 지난 6월 6조2163억원까지 줄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올 들어 PF 채무보증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인 만큼 당장 규제준수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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