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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임대리츠' 외사랑...다양화 모색해야

입력: 2020- 10- 23- 오전 03:33
© Reuters.  건설사 '임대리츠' 외사랑...다양화 모색해야

사진=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주요 건설사들의 '리츠(REITs)'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고성장 중인 시장일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위축 등의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낮아진 임대주택 리츠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등 다양한 리츠 시장 상품 개발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건설업계의 특성상 아직 임대주택 위주의 리츠를 탈피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 성장·사업 다각화에 리츠 뛰어드는 국내 건설사

지난 6월, 두 곳의 건설사가 국토교통부에 공모를 위한 리츠 사업 예비 인가를 신청했다. 리츠 사업 진출을 위해 본격적인 닻을 올린 호반건설이 그 중 하나다. 호반건설은 자산관리회사인 호반 AMC를 설립하고, 현재 국토교통부의 관련 예비인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자본금은 70억원으로 관련 법령상에 규정된 AMC 설립요건의 최소 자본금 수준이다.

AMC 도식. 출처=한국 리츠 협회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인가를 마치면, 리츠를 통해 유동화한 보유자산과 자금을 다른 사업 등에 재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라’ 역시 한라홀딩스를 통한 리츠 운용을 본격화한다. 한라는 지난 6월 국토부에 AMC(자산관리회사) 예비인가 신청에 들어갔다. 올해 뚜렷한 실적 향상을 보여준 만큼 리츠 시장 진출을 통해 신흥 ‘디벨로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리츠 시장 진입은 한 발 앞서 있다. 국내 건설사들 중 AMC를 통해 최초로 리츠 시장에 진입한 곳은 대림산업이다. 지난 2016년 대림AMC를 통해 처음으로 주택 임대 리츠에 나서, 도시정비 연계형 임대주택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철거 단계인 천안 원성동 임대주택을 시작으로 매매예약 단계인  인천 도화1구역·금송구역, 착공 단계인 부산 우암2와 마산 회원3 등의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구 서대구지구 등도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대림산업은 현재 국토교통부 사업장 기준으로, 정비사업 연계 기업형 임대주택 중 가장 많은 사업지에 참여 중이다. 해당 사업을 통한 총 공급 주택 수는 1만4953세대, 총 설립규모는 3조2904억원 규모다.

에프엔 가이드 관계자는 “향후에도 대림 AMC를 통한 재생사업, 임대 리츠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지난 2017년 이후 HDC자산운용을 통해 리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림산업처럼 주로 임대주택 등 민간임대 분야에서 리츠를 운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AMC인 ‘투게더투자운용 주식회사’의 본인가를 획득했다. 해당 AMC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교보증권과 기업은행 등이 출자를 담당한다. 이르면 2025년 조성 완료를 목표로 하는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복합단지의 운용을 우선 맡게 된다.

건설사들이 리츠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사업 다각화 등의 요소가 꼽힌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투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태의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이다. 정부가 지난 2018년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장 규모가 해마다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09년 약 7조원에 가깝던 전체 리츠 자산은 올해 8월 말까지 56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시장 성장성 외에,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라는 측면에서도 리츠의 시장 진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등 주택 시장에서 수익이 악화되면서, 포트폴리오와 수익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 상품 다각화 요구되지만...업계 여건상 쉽지 않을 듯”

한편 건설사가 운용하는 임대주택 리츠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리츠 개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임대주택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 등 다양한 리츠 시장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신한리츠운용

한 신탁사의 리츠 운용 전문가는 “정책적 이유 등으로 아직까지 임대주택 리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서도 “다만 대형사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포트폴리오에 담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임대주택 리츠의 수익률 저하 등을 들고 있다. 해당 전문가는 “우선 민간 임대에 대한 규제 여파로 임대주택 리츠에 대한 이익률이 예전보다 높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물류 등 전체적인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상품군 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신한리츠운영에 따르면 현재 국내 부동산 리츠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자 섹터는 주택으로 전체의 52.6%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이 오피스로 31.1%, 호텔이 12.7%, 혼합형이 2.5%, 리테일이 1%의 순으로 전체 리츠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국내 건설업의 특성상 AMC에 양질의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다양한 리츠 개발에 나서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AMC를 설립해도, 다양한 리츠 상품을 개발할 전문 인력은 외부에서 수급해야 한다. 다만 국내 건설사와 건설업계 여건상 수급이 쉽지는 않아, 다양한 리츠 상품을 개발하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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