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06일 (로이터) -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제공하는 원유 가격을 인하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미국 원유재고 감소 소식의 영향으로 기록한 3개월여래 고점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오후 5시 7분 현재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 LCOc1 은 0.85% 하락한 배럴당 51.4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 CLc1 은 0.82% 하락한 배럴당 49.4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가 지난주 4억9974만배럴로 300만배럴 줄었다는 소식에 전날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6월의 고점 수준으로 올랐다. 하지만 미국 원유재고는 여전히 사상최대치에 근접한 수준에 머물렀다.
상품트레이더들은 이날 유가가 하락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11월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인하해 원유 현물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셰일유 업체들의 회복탄력성도 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OANDA의 마켓애널리스트인 제프리 핼리는 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회복하자 지난 한 해 동안 생산량을 줄였던 셰일유 업체들이 생산을 다시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에 힘입어 유가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번스타인에너지는 "사우디가 가장 많은 감산 부담을 짊어지고 현재 산유량의 5%에 해당하는 일일 50만배럴을 감축할 것이며, 다른 걸프 산유국들은 30만배럴 정도 감축할 것이다.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는 감산이 면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머지 감산 부담은 감산 의지가 다소 의심되는 나머지 OPEC 회원국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30년 간 OPEC의 역사를 감안하면 감산 합의가 결국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는 이번 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부 산유국들이 내전, 석유시설 파손, 투자 부재 등의 이유로 산유량을 늘리거나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유가는 상방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급 차질이 빚어지지 않으면 OPEC이 감산에 나선다 해도 글로벌 석유 생산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유가는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BMI리서치는 "미국과 러시아 생산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고 있어 원유시장의 균형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2017년까지 과잉공급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수요량이 공급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2017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57달러에서 55달러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편집 최아영 기자)